그런 말씀 마세요 어머니는 그저 하루라도 빨리 건강해질 생각만 하세요 저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에요스물둘이라고요 어지간한 일쯤은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그래 어린애가 아니지현우의 손을 만지작거리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촉촉히 젖어 들었다5년노인에게는 어제와 같은 오늘이 이어지는 평범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2였던 현우는 스물두 살의 청년이 되었다 젊은이가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시간 병석에서 그런 아들의 어깨를 짓누르며 변화를 지켜봐야 하는 어머니의 심정이 오죽하겠는가현우는 고개를 저으며 화제를 돌렸다그런데 권형사님은 자주 오시네요그래 고마운 분이시지 벌써 5년이나네 저도 권 형사님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에요현우는 진심으로 권 형사 권화랑을 은인처럼 생각했다5년 전 아버지가 일으켰던 사고는 현우의 인생을 뿌리부터 뒤흔들어 놓았다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피해자가 죽었다 연쇄 충돌을 일으켜 10여 명의 중경자도 발생했다 몇 초에 불과하지만 뉴스에도 나왔던 사고였다 앵커는 김 모 씨를 거론하며 이런식의 무책임한 운전은 곤란하다는 식으롤 지껄였다사방에서 몇 초에 불과한뉴스의 힘은 굉장해사방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친척들도 등을 돌렸다현우가 믿고 있었고 또 영원히 지속되리라 생각했던 일상은 너무나 쉽게 무너졌다 고2에불과한 현우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현실그때부터 현우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길거리에서 쌍무도 했다 사고를 일으킨 아버지가 미웠고 손가락질해 대는 세상이 미웠다그때 현우를 찾아 멱살을 잡아 일으켜 준 사람이 사고 조사를 전담했던 형사권화랑이었다현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곤죽이 될때까지 맞아 보았다그리고 권화랑의 손에 질질 끌려 병원에 왔다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이 그곳에 있었다현우가 인정해야 하는 현실은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밤거리가 아니었다 중환자실에서 몇 개나 되는 링거왕 산소호흡기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어머니였다그날 현우는 처음으로 목 놓아 울었다권화랑은 그 뒤로도 항상 현우를 챙겨 주었다학교에 일이 생기면 만사를 제쳐 놓고 찾아와 주어쏙 인맥을 동원해 보수가 괜찮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급하게 대출을 받아야 할 때는 자청해서 보증을 서주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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