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았다 마침내 박채영이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다면 타릴이 오더

않았다 마침내 박채영이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그렇다면 타릴이 오더를 취소했다는 말인가요그런 것 같습니다대답은 조경섭이 했는데 영업부 보다는 책임이 가벼웠기 때문일 것이다조경섭이 시선을 내린 채 말했다시제품에 대한 결함을 7개나 지적했는데 모두 억지 주장입니다 오더를취소하려는 핑계라고 밖에 생각이 안듭니다지금 연락할 수 있어요박채영이 금방이라도 전화를 할 듯한 기세로 묻자 고병문이 머리를들었다제가 수십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됩니다 이사님그럼 이렇게 앉아만 있을 건가요눈을 치켜뜬 박채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타릴한테 찾아가 보기라도 해야할 것 아녜요그 그건 제가움츠리고만 있던 1과장 최태수가 말했다제가 오후 비행기로 싱가포르에 가보겠습니다해결하세요박채영이 잘라 던지듯이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말예요타릴이 신용장을 열지 않겠다는 연락을 해온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 그순간부터 일성전자는 발칵 뒤집혔는데 고병문과 최태수는 오늘 세번째로박채영과 마주 앉는 셈이었다벽시계는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고병문과 최태수가 엉거주춤일어서더니 방을 나갔다이사님 아무래도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조경섭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놈을 만난다고 해도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난 아직 이해를 못하겠어요머리를 젓던 박채영이 다시 눈을 부릅떴다그런 얼토당토 않는 트집을 잡아 오더를 취소시키다니우리도 경솔했습니다 신용장부터 받아 놓고 작업을 했어야조경섭이 말을 그쳤다 타릴이 신용장을 나중에 열겠다고 했을 때 선선히승락한 것은 박채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임질 사람을 가린다면박채영이 0순위가 될 것이다 이를 악물었던 박채영이 조경섭을 보았다방법이 없을까요박채영의 이런 태도는 처음이었으므로 조경섭은 당황한 듯 눈동자를굴렸다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방책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이사님조경섭이 방을 나가자 박채영은 길게 숨을 뱉았다 350만 달러의오더였으니 40억 가까운 물량이 지금 공장에 쌓여 있는 것이다 마진이거의 없는 오더여서 40억을 고스란히 손해 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머리를 든 박채영은 벽시계를 보았다 바로 내일이 극동의 이대진이통보한 마지막 날이었다 내일 그 놈한테 이쪽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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