퓐돌아간 후에 조철봉은 더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다 남녀간의 관계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최소한 조철봉의 관점에서 보면 남녀의 만남과 교제의 과정은 타산과 기술에 의해서 진행되었다 타산은 선택의 과정에서 많이 작용되었으므로 일단은 젖혀 두고 교제시에 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것이다 조철봉은 사랑이라든가 영원이라든가 또는 순정 따위의 말을 써본 적이 없다 사기를 칠 적에 썼을지는 모르지만 본심에서 그것이 우러나온 적은 없었던 것이다 조철봉의 테크닉은 단순했고 명료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나타나면 적극적이 된다 신발도 닦아주고 밥먹고 이쑤시개도 챙겨주지만 여자가 싫증을 내는 눈치가 보이면 싹 돌아선다 먼저 돌아서 버려서 해명 따위를 하는 구차한 짓거리를 않는 것이다 싫증난 이유를 묻고 해명하고 화해하는 그 동안이 서로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이 손해를 보지 않는 조철봉의 기술이다 싫증을 낸 여자한테 매달리면 매달린 만큼 더 지겨워 한다는 것을 모르는 남자가 많다 오히려 매달리는 자신의 감정이 순수하기 때문이라고 또는 의지의 사나이라고까지 자위하면서 쫓아다니다가 피박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싫증을 낸 여자가 깜짝 놀랄 만큼 과감하게 돌아서는 기술을 조철봉은 단련해 왔다 만에 하나의 경우가 되겠는데 돌아서는 바람에 놓친다면 그것으로 끝이 났다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싫증이 났던 여자가 찬물로 세수하고 난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다시 나타났던 것이다 심호흡을 한 조철봉은 소파에서 일어섰다 지금 양정민은 작전을 위하여 화해를 제의해온 것이다 조국을 위하여 한목숨 버릴 각오를 했을지도 모른다 작전의 주역이 분명히 자신인 이상 그따위 행태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침실로 들어선 조철봉은 방의 불이 꺼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응접실에서 흘러들어온 빛으로 침대 위의 윤곽은 보였다 정민은 이쪽으로 등을 보인 채 누워 있었는데 시트를 목까지 끌어 덮고 있었다 응접실쪽 문을 닫은 조철봉은 가운을 벗었다 그러자 팬티 차림이 되었고 침대로 들어가 정민의 옆에 누웠다 방안은 조용했다 정민은 숨소리도 내지 않아서 호텔밖 차도를 달리는 차소리만 희미하게 울려왔다 조철봉은 길게 숨을 뱉고는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잘자낮게 말했지만 정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철봉의 가슴은 차츰 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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