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해주었을 때는 둘의 사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얼마쯤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되자 경윤의 심보는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둘 사이를 박살내버리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었다 조철봉이 경윤의 전화를 받은 것은 그날 오후였다응 웬일이야이미 미선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터라 경윤의 심사를 알고 있었지만 조철봉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러자 경윤이 낮게 말했다식도 안 올리고 살기로 했다던데 아주 간단하게 처리하셨군어쨌든 고마워 아주 착하고 편한 사람을 만나게 해줘서 말이야사무실 안이었고 앞에는 최갑중이 앉아 있었으므로 조철봉은 낮게 말을 이었다이제 나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리고 나도 불쑥불쑥 그쪽을 찾아가지 않을테니까애 낳기로 했다면서싸늘하게 경윤이 묻자 조철봉은 짧게 웃었다그래 가정에는 아이가 있는 것이 낫지그럴까서경윤이 튕기듯 물었지만 더이상 말을 잇지는 않았다그럼 이만전화기를 내려놓은 조철봉은 이것으로 경윤과의 인연이 끊어지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경윤이 만들어준 인연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우연이다그날 저녁 조철봉은 퇴근하자마자 성남의 임미선에게 돌아갔다 어머니와 함께 미선은 저녁 준비를 했고 예림이를 재워놓은 세식구가 식탁에 둘러앉았다난 몇주 후에는 다시 외국에 나가 있어야 돼된장국을 삼킨 조철봉이 미선과 어머니를 번갈아 보았다한달에 4 5일 정도만 한국에 있게 될 거야그러자 미선이 차분하게 머리를 끄덕였다예 알겠어요물론 내가 수시로 연락을 하겠지만네 기다릴 게요필요한 것은 회사에서 다 알아서 해줄 테니까걱정마세요어머니는 시선을 내린채 잠자코 식사하는 시늉을 했지만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 오늘 저녁 식사도 조철봉이 어머니를 억지로 식탁에 모셔온 것이다 조철봉이 정색하고 말을 이었다난 평범하게 가정 생활을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야이제는 미선이 눈만 깜빡였고 조철봉의 목소리가 방을 울렸다남편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어머니에게 머리를 돌린 조철봉이 정색했다어머니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머님이나 미선이를 배신하지는 않겠습니다어머니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지만 굳어있던 얼굴은 조금 풀어져 있었다글쎄 신경쓰지 마시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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