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 도망치기 전에 말입니다][감시나 철저히 하도록]담부이가 입술 끝만 비틀며 웃었다[비밀사업을 실컷 벌이게 한 다음에 잡는 게 이득이야]정국은 갈수록 혼란해졌고 그와 비례해서 군부의 세력은 더 강해지는 상황이다 군부는 얼마든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할 수 있었지만 학생과 시민들의 반대시위를 진압하려면 피를 흘려야만 했다 그래서 지금 사태를 관망하면서 여유 있게 세력을 키워 가는 상황이었다 한동안 앞쪽만 바라보던 담부이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그때는 한국의 강 사장이란 놈이 무슨 꿍꿍이 속셈을 갖고 있는지도 알게 되겠지][그럼 저택에 있는 한국 놈도 감시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당연하지]담부이가 머리를 끄덕였다[하인들 중 하나를 정보원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효과적이지]윤우일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숨어 살 작정이었다 담부이는 의심하는 것 같지 않았었고 깊게 캐묻지도 않았지만 계속해서 인연을 맺게 된 것이 꺼림직했다 이런 자와 연고가 없는 주택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서두르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다는 후회감이 어제 왕탐만을 만났을 때부터 몰려왔다 그러나 저녁에 서미향이 돌아왔을 때 그의 분위기는 달라져 있었다[내가 이제까지 몇 번 역경을 겪어오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끝까지 좌절하지 않는 자만이 활로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었소]소파의 앞쪽에 앉아 묻는 듯한 시선만 보내는 서미향에게 그는 가볍게 말했다[이미 벌려진 일이고 나는 그것을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다른 각도에서 보면 반드시 새로운 길이 있지요][믿고 따를게요]서미향이 시원스럽게 말하고는 얼굴을 펴고 웃었다 서미향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그림자는 이제 보이지 않았다 윤우일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받았으며 가끔 한낮에 몸이 부딪쳐도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서로의 몸을 샅샅이 알고 난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겠지만 육정만으로도 이렇게 의지하고 믿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윤우일은 서미향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았다 감정을 굳이 분석한다면 고마움과 믿음까지는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더욱 그렇다 서미향에게 접근한 이유는 딱 두 가지뿐이었다 성욕과 서미향의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의도뿐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서미향의 감정이 어떻게 발전되어 가는가는 솔직히 생각해 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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