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들은 행복해 보였다 시든 이파리가 하나도 없고 흙

그 꽃들은 행복해 보였다 시든 이파리가 하나도 없고 흙도 촉촉하게 젖어 있는 걸로 봐서 누군가가 정성껏 보살피고 있음이 분명했다 행복한 꽃들의 모습은 주드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주드가 철책 담장의 모퉁이를 막 돌아나오는 순간이었다 주드의 머리 위로 미식 축구공 하나가 휙 하고 날아왔다 미처 몸을 움추릴 겨를도 없이 거대한 몸집의 사내가 주드를 덮쳤다 실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 사내는 철책 담장으로 쓰러지려는 주드의 몸을 안고 옆으로 굴렀다 사내의 넓은 가슴은 암탉이 병아리를 보듬듯 재빠르게 주드를 감싸 안았다 사내와 주드는 한 덩어리가 되어 철책 담장 아래로 쓰러졌다 주드는 눈앞이 아찔했다 자신이 아주 위험한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넘겼다는 것을 알았다 사내가 자신을 감싸 안지 않았다면 철책 담장에 부딪쳐서 목뼈가 부러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주드는 사내의 품안에서 머리를 들고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내의 얼굴을 본 순간 주드는 할 말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정말 있을 수 있을까 마치 미켈란젤로의 조각품 같은 얼굴이었다 검은 고수머리에 짙은 눈썹과 검은 눈동자 그리고 어떤 여자라도 녹여버릴 듯한 풍만한 입술 만일 여러번 부러진 적이 있는 듯한 코와 턱에 돋은 까칠까칠한 수염 그리고 우람한 근육만 없었다면 여자로 알았을 것이다 아니 여자로 보인다는 말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의 짙은 눈썹과 강렬한 눈빛은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한 남자였다 사실 사내로부터 풍기는 남성의 체취가 이미 주드의 모모가 마음을 형편없이 작고 무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것은 아무 가게에서나 살 수 있는 인위적인 남성의 체취가 아니었다 그것은 순수한 남성의 땀내와 연한 맥주 냄새와 운동과 햇빛으로 뜨거워진 구릿빛 피부 냄새였다 무엇보다도 주드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사내의 입술이었다 주드는 그처럼 아름다운 남자의 입술을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풍만하면서도 윤곽이 뚜렷했고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단호한 입술이었다 주드는 사내의 입술에서 눈길을 떼기가 어려웠다 그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을 때 주드는 고개를 돌릴 수가 없었다 사내는 자신의 입술을 주드의 입술에 포갰다 처음에는 마치 허락을 구하듯 부드럽게 갖다 대기만 했다 주드는 본능적으로 입을 벌려 사내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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