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곤을 잡아오다가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일으켰던 바로 그 인물이다 그리고는 미도카페에서 감시자들을 때려눕히고 도주했는데 어제 명성회를 찾아가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것이다 강기철은 잠자코 백영무를 보았다 백영무는 명성회에서 강기철을 만나보라고 권하자 처음에는 놀라더니 곧 승낙했다는 것이다 그때 머리를 든 백영무가 입을 열었다제가 형수님하고 조카를 데려가던 책임자였습니다강기철의 시선에 쫓기듯 백영무의 말이 빨라졌다사고였습니다 화장실에 가셨다가 창문으로 나와 고속도로를 횡단하시는 바람에명성회로 간 이유는 뭐야불쑥 강기철이 묻자 백영무의 얼굴이 굳어졌다혼자서는 살 수가 없습니다 살려고 그랬습니다명성회에서 생계를 보장해준다고 하던가제 목숨까지 의탁한 것이지요목숨과 돈을 위해서면 신의나 의리 따위는 다 버려도 되는 건가그러자 백영무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백영무가 눈을 치켜떴다가 내렸다본래 일진회에서도 의리 따위는 없었습니다 형님백영무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불렀는데 저도 의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의리나 신의는 강요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기를 쓰듯 백영무가 말했을 때 강기철이 쓴웃음을 지었다하긴 도망친 놈만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윗놈들이 썩었다면 다 오염이 될 테니까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백영무가 정색하고 강기철을 보았다명성회 김 상무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진심입니다 그래서 제 죄를 만분지 일이라도 씻고 싶습니다시선만 준 채로 강기철은 입을 열지 않았지만 백영무의 목소리는 열기를 띠었다저는 제 분수를 압니다 저는 한 회장의 경호원 출신이라 일진회 고위층의 내막도대충 알고 있어서 형님께 도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이제는 나한테 붙는 건가강기철이 입술만 달싹이고 물었을 때 백영무가 눈을 부릅떴다형님은 단신으로 일진회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셨습니다 제가 형님으로 모실 만한가치가 있는 분이십니다선택은 내가 한다 말 길게 하지 마아까 목숨과 돈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데백영무가 핏발 선 눈으로 강기철을 보았다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대의가 없어도 좋습니다 정의가 아니어도 좋고요 그저 믿을 만한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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