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더니 덧붙였다하지만 시끄럽게 했다가는 입을 막아버릴 테여어깨를 늘어뜨린 문성호가 몸을 돌렸을 때 문 노인이 손짓을 했다여기 앉아문성호가 앞에 앉자 문 노인은 길게 숨부터 뱉었다네 어머니 왼쪽 허리에 큰 상처가 있었다 처녀 적에 산에서 굴러 나뭇가지에 찢긴 상처라고 하더구나놀란 문성호가 입만 쩍 벌렸을 때 문 노인의 입에서 긴 탄식이 흘러나왔다저놈들이 돈을 노리고 있어서 내가 네 애비가 아니라고 했지만 통하지가 않는구나아버님콧구멍을 벌렁거리던 문성호가 마침내 문 노인을 아버지라고 불렀다아버님 그동안면목 없다문 노인이 문성호의 손을 잡더니 손등을 손바닥으로 쓸었다하지만 장하다 잘 컸구나아버님그때서야 문성호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몸을 굳힌 채 눈물만 쏟던 문성호가 띄엄띄엄 말했다어머님은 재혼도 하지 않고 저 하나만 의지하고 사셨습니다면목 없다아버님이 북한에서 재혼을 하셨더라도 원망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네 어머니는 당찬 여자였지어머님은 아버님이 한국으로 오실 줄로 알고 계십니다난 네가 날 보려고 중국에 왔다고 해서 잠깐 얼굴만 보고 돌아가려고 왔던 것이다 그러다가 이렇게 저놈들한테 잡혀 있게 되었다속은 것은 문성호도 마찬가지였으므로 방안에는 무거운 정적에 휩싸였다 문성호는 단신으로 북한을 탈출한 아버지 문학수가 중국에서 애타게 자신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던 것이다 문 노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한국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저놈들은 어떻게든 나를 한국으로 보내 보상금을 타도록 해서 돈을 가로챌 작정이지만 난 넘어가지 않는다그때 문에서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열렸다 그리고는 방안으로 사내 세명이 쏟아져 들어왔다 앞장선 사내는 물론 박용구였다 박용구가 문성호에게 말했다둘이 부자관계냐 아니냐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저 늙은이가 문학수 주민증을 가진 놈인 건 확실하고 따라서 한국군 전쟁포로가 된단 말이야눈을 흘겨 뜬 박용구의 시선이 문 노인에게로 옮겨졌다저 굶어 뒈질 늙은이가 끝까지 한국으로 가지 않는다면 우리 손해가 막심해 그래서박용구가 다시 문성호를 보았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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