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고 풍기는 분위기도 그랬다몇 년 전에 여당의 총장 노릇을 할 때만 해도 순발력과 임기응변력이 뛰어나다고 인정을 받아온 장광규였다 그러나 이제는 둔한 듯 보이면서 여유가 풍기는 분위기를 연출해 내고 있었다 그것은 스스로 단련해낸 것이지 타고난 것은 아니었다 젊었을 적에는 눈치빠른 정치인으로 나이들고 나서는 때로는 기회주의적인 인상까지 주는 사람이었다그러나 지금은 포용력 있고 여유 있는 대통령이 되어 있었다아버지 이제까지 외박해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다소 우울해진 얼굴로 규학이 말했다그래 안다 너희들이 마음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속박당하고 있다는 기분장광규는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너희들은 차라리 애비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더 나았을테지하루 종일 경호원이 뒤따른다는 것 참아내기 힘들어요정화가 나섰다오빤 남자니까 조금 낫겠지만 난 이제까지 데이트도 제대로 못했어요 남자들이 꺼려하는 것 같기도 하고저런 이렇게 예쁜 우리 딸을이젠 1년도 채 남지 않았어 조금만 참아라규학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그때에는 양쪽에 놈씨들을 끌고 다녀장광규는 잠자코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전당대회도 넉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머리를 끄덕인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의 집무실로 내려갔다 집무실은 50평쯤 되는 면적이었는데 의자 뒤에 무궁화 마크가 태극기를 감싸듯이 하고 있는 국장 이외에는 색다른 장식이 없었다 바닥에는 붉은색의 양탄자가 깔려 있었고 베이지색 가죽 소파가 벽 옆으로 길게 놓여 있었다반질거리는 커다란 마호가니 책상에 앉으면 앞쪽에 반원형으로 놓여진 다섯 개의 의자가 보였다 수석 비서관들이나 장관들이 불려와 앉는 자리였다 소파의 반대쪽 벽은 유리창으로 되어 있었는데 커튼을 걷으면 잔디밭과 건너편의 휴게실이 바라다보였다 장광규는 집무실의 책상에 앉아 시계를 보았다 여덟시 오분 전이었다책상 앞에 놓인 벨을 누르자 곧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행정수석 비서관인 이인행이었다 언제나 단정한 용모의 그를 보면 기분이 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각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허리를 굽힌 그가 말끝이 분명한 어투로 인사를 했다그래 어제 일은 어떻게 되었소그가 자리에 앉기를 기다려 장광규가 물었다 이인행이 앉은 자세를 꼿꼿하게 폈다당 대표나 총장은 각하의 의견을 절대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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