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않았다[그래 지금 당장 여긴 로얄호텔이야]김은배의 목청이 높아졌다[1207호실이야 당장 올 수 있겠지][저 무슨 일이신지][급해]던지듯이 말했던 김은배가 문득 자신의 서두름을 깨달았는지 호흡을 가누더니 목소리를 낮췄다[자네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래]휴대폰의 전원을 끈 윤우일이 초점 없는 시선으로 김경명을 보았다 김경명은 이제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누워 있는 것이 잠이 들려는 모양이었다[자 일어나자]자리에서 일어난 윤우일이 김경명의 어깨를 쥐었다[아무래도 너는 이곳에서 자야겠다]프런트에서 열쇠를 받아와 김경명을 부축하여 방에 넣고 신발까지 벗겨 침대 위에 눕힌 다음 윤우일은 한동안 창 밖 야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김은배가 갑자기 부탁할 일이 있다면서 오라고 한 것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는 몸을 돌리면서 잇사이로 중얼거렸다[어디 부딪쳐 보자]문을 연 김은배는 굳어진 표정으로 잠자코 옆으로 비껴섰다 방 안으로 들어선 윤우일은 탁자 위에 놓인 양주병과 술잔을 보았다 김은배는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거기 앉게]김은배가 앞쪽 의자를 가리켜 보이더니 털썩 의자에 앉았는데 불빛을 받은 두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윤우일이 자리에 앉아 김은배를 똑바로 보았다[의원님 갑자기 무슨 일이십니까][사고가 일어났어]김은배가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소 비서가 강도를 만났어]윤우일이 눈만 크게 뜨자 김은배는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었다[그건 그렇다고 치고 내가 지금 협박을 받고 있네][누구한테 말씀입니까]놀란 듯 묻는 윤우일을 향해 김은배는 이제 얼굴 전체를 일그러뜨렸다[박태홍이야][박태홍이 누굽니까]그러자 김은배가 정신이 든 듯 눈의 초점이 모여졌다[하이콘전자의 회장인데 그놈이 나한테 내일 은감원장을 시켜 제일은행의 대출을 일으키지 않으면 모든 일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네][][그것이 무슨 일이냐 하면 내가 박태홍이한테 주식을 조금 받았어 그래서 그것을 어제 매도했다가 소비서가 강도를 당해 빼앗겼다네][][그런데 박태홍이 그놈도 거의 동시에 주식 매도한 돈을 강도한테 빼앗겼다는구만 내막을 아는 놈들의 소행이야][그렇습니까][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