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있어넥타이의 매듭을 잡아당겨

때가 있어넥타이의 매듭을 잡아당겨 느슨하게 푼 한세웅은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목의 긴장을 풀었다남녀의 감정도 물론 존중되어야 하겠고 귀중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남자가 해가는 일은알아요항소아가 가볍게 말했다로비에서 보았던 맑은 얼굴은 아니었으나 눈동자는 그를 올려다본 채 장난스레 반짝였다이해를 해요 저도 때로는 사업일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누를 때도 있으니까하지만 날 필요할 때나 부르고 바쁘면 연락도 안하잖아요 난 그런 존재가 되어서 마냥 기다리는 것이 가슴 아파요한세웅이 빙그레 웃었다서울에서 쫓겨나듯이 싱가폴로 돌아오고 나서는 한동안 일손이 잡히지 않더군요한세웅은 물끄러미 항소아를 바라보았다 맑은 두 눈과 곧게 내려뻗은 콧날 양 볼은 로손만 발랐는지 매끄럽게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검은 머리는 한데 묶어서 뒤로 넘겼으므로 도톰한 귓볼이 보였다그리고는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이제는 싱가폴에서 기다리겠다고그리고 날 보면 화를 내면서 잔소리를 하고 서글펐다면서 투정을 부리고 그러겠다고한세웅의 말에 항소아가 입을 다물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두 쪽의 입술이 꽉 다물려 있어서 왼쪽 입술 끝 부분에 조그만 점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로서는 처음보는 것이었다그것이 내가 바라는 일인가 그리고 소아가 하고 싶었던 일이고아마도 내 짐작이 틀리지 않다면 그것은 소아의 나에 대한 보상심리이고 나는 그것을 싫더라도 받아주어야 된다는 것인데항소아가 그로부터 시선을 돌렸다잘 알다시피 난 필요할 때만 서로의 이용가치를 찾지 물론 그때의 순간에는 성실해 왔고항소아는 옆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입을 열지 않았다보기좋은 귓볼과 귓날개가 정면으로 보였다 오늘은 달랑거리는 귀거리를 달고 있지 않았으므로 귓볼에 조그맣게 파인 구멍이 드러났다피곤해 그리고 나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돼 술 한잔 마시고 자고 싶어항소아가 그를 바라보며 머리를 끄덕였다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냉장고 위쪽에 진열되어 있는 위스키병을 집어 들었다 항소아가 따라 일어섰다 그녀는 냉장고를 열고는 얼음 박스를 꺼내어 들었다 그들은 서로 엇갈리면서 잠깐 몸을 부딪쳤으나 잠자코 비켜섰다 한세웅은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았으므로 표정은 알 수 없었다항소아는 잠이 든 한세웅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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