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지 않은 걸 보니까 미리 가득 채우고 나온 모양인데 승용차는 맹렬한 속도로 달려나갔다 두어 대의 차량을 추월하자 낯익은 백윤호의 승용차가 보였다 안남수는 브레이크를 밟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는 뒤를 따랐다 헤드라이트의 강렬한 불빛 때문에 앞쪽에선 뒤차에 탄 사람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뒤차에서는 앞쪽 사람들의 윤곽이 훤히 보였다 백윤호는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반장님안남수가 백미러를 통해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 한쪽이 보였는데 웃는 모습이었다저 다음 주 일요일이 제 아들 돌입니다 그땐 반장님이 저희 집에 꼭 와 주셔야 합니다돌이라구네 직원들을 초대해서 같이 저녁이나 먹으려구요좋지 가야지하형남이 머리를 끄덕였다 스물여덟 살인 안남수는 서울이 고향이었고 대학을 졸업하고는 대아그룹에 사무직 사원으로 입사했다가 석달쯤 전부터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는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적극적인 성격의 사내였다 쉽게 사람들과 가까워지지 않는 하형남이었으나 안남수에게는 가끔씩 농담도 하였고 안남수도 그를 따랐다반장님은 자제분이 몇 명이십니까무료한 듯 안남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백윤호가 탄 차는 백 미터쯤 앞서 달려가고 있었다나 난 두 명이야하형남이 눈을 껌벅이며 어두운 창 밖을 바라보았다큰놈은 기집애인데 지금 열다섯 살이 되었겠군 작은놈은 열두 살 짜리야 남자애지아아 네승용차는 이제 넓은 광장에 들어선 것 같았다 상행선과 하행선을 구분해 주던 분리대가 없어진 것이다 유사시에는 이 광장을 활주로로 사용한다고 들었었다 자동차의 엔진소리가 차 안을 메우고 있었다 하형남이 불쑥 입을 열었다큰놈은 다 컸어 제 엄마를 닮아서 키도 크고 미인이라네아아 네운동에도 소질이 있었네 난 배구선수를 시키고 싶었지만 제 엄마가 무용을 시킨다고 해서그렇습니까넓은 길에는 차량의 통행이 없었다 하행선을 타고 가는 자신의 차와 백윤호의 차 두 대밖에 없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갑자기 앞쪽 멀리서 반짝이는 불빛이 보였다 상행하는 차량이었다반장님이 안 계시니 사모님이 무용을 시켰겠군요안남수가 백미러를 향해 웃어 보였다 하형남은 잠자코 앞쪽을 바라보았다 맞은편 차의 불빛이 다가오고 있었고 백윤호의 승용차는 여전히 백 미터쯤 앞서 달려가고 있었다안남수는 사정을 잘 모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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