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ㅐ미소를 지으면서 아무 말 없이 투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면서 냉정하게 돌변했다 아나리자도 그를 따라 투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 이럴수가 열두 살밖에 되지 않은 미첼이 망또를 들고 투우장 중앙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소가 나올 곳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아나리자는 무의식중에 라파엘의 팔을 잡았다 저 아이를 나오게 해요 아니 저 아이는 무척이나 투우사가 되기를 원하고 있소 그런데 투우사가 되려면 이렇게 해서 훈련을 쌓는 것 밖에 방법이 없거든 고작해야 땅에서 몇 번 구를 거요 죽지는 않으니까 걱정마시오 저 아이에게는 작은 소를 내보낼 테니까 라파엘은 인정머리없게 대답했다 장내로 뛰어나온 소는 확실히 아까 나왔던 것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소년의 체구에 비하면 절대 작은 소가 아니었다 미첼은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돌격해오는 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소가 바싹 다가오자 약간 움찔은 했지만 라파엘이 했던 것처럼 망또를 재빨리 흔들어 보였다 아나리자는 자신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였다 소가 소년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한번의 성공으로 자신을 얻었는지 그 다음부터 미첼은 능숙한 솜씨로 소를 다루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기 실력을 과신했는지 망또를 거칠게 흔드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소는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아나리자가 비명을 지르기 전에 그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소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린 다음 능숙한 솜씨로 출입구로 유도해 갔다 소를 투우장에서 내보내자마자 라파엘은 넘어져 있는 소년 옆으로 뛰어갔다 미첼은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나 앉아서는 뿔에 받힌 배를 손으로 만져보고 있었다 다른 몇 명의 남자들도 울타리를 뛰어 넘어 미첼 쪽으로 몰려갔다 라파엘은 날카로운 어조로 두세 가지 질문을 하고 나서 소년을 일으켜 세웠다 미첼은 순간적으로 휘청거리며 몸을 앞으로 구부렸지만 결국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년을 격려하는 박수 갈채가 장내를 메웠다 아나리자는 투우장 입구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 아이를 위로해 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북적대는 인파 저쪽에서 창백한 미첼의 얼굴이 언뜻 보였다 그쪽으로 가려던 그녀는 커다란 라파엘의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 그냥 놔둔는 게 좋을 거요 저 아이에게도 프라이드가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