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겨진 발동기는 수문 옆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긴 호스 한쪽 끝이 바닷물에 첨벙담가졌다 시설이 끝나고 얼마가 지나자 오전 밀물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뱀돌고 휘돌며 밀려드는 물줄기를 방죽 위에 서서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섰던 정현동이 바지주머니에 찌르고있던 손을 뽑아 번쩍 치켜들며 소리쳤다 발도옹 걸엇 그의 몸짓은 마치도 전진명령을 내리는 자신만만한 지휘관 같았다 시쿵 시시쿵 시쿵 시시쿵 시쿵 시쿵 시쿵 발동기가 숨길이 고르지 못한 듯한 불협화음을 요란하게 터뜨리다가 차츰 고른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볏짐을 지거나 볏단을 논두렁에 쌓고 있는 농부들의 소리 없는 모습뿐 적막할 정도로 조용한 들녘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발동기 소리는 유난히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농새 다 끝났는디 저 무신 릴R는 소리여 그때까지 일에만 정신을 쏟고 있던 농부가놀라서 허리를 펴며 건너편 사람에게 말을 던졌다 금메 말이시 무신 발동기까 건너편농부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 농새철에도 발동기야 워디 귀경이나 헐 수 있는 물건이간디멀 허는지 참말로 요상허시 다른 농부가 목청을 높이며 끼여들었다 발동기가 물을 뽑아올리기 시작했다 발동기의 쇠바퀴가 억세게 돌아가는 것만큼 물줄기도 거세게 호스에서 터져나오고 있었다 논바닥에 곤두박질쳐진 바닷물은 마치 살아 있는물체처럼 빠른 기세로 벼그루터기 사이사이를 먹어들어가고 있었다 어허 션타 아하 션타 불룩하게 내민 배를 슬슬 쓸어대며 거침없이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서서 정현동이 토하는 소리였다 쩌것 보소 쩌것 논으로 물이 콸콸 쏟아지지 않는다고 한 농부가 팔을 뻗치며 다급하게 말했다 저 물 워따가 쓸라고 저리 생뚱헌 짓 허까 다른 농부가 의아한 얼굴을 했다넘 논에 물대고 저러는 삼시랑은 대체 뉘기여 우리 싸게 가보드라고 또 다른 농부가 볏단을 던지며 말했다 자기네들의 논과 가까왔으므로 그들은 그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그냥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일손을 놓고 발동기 쪽으로 빠른 걸음을 옮겨갔다 논두렁을 타고 발동기 쪽으로가는 사람들은 그들 셋만이 아니었다 왼쪽에서도 서너 명이 오른쪽에서도 네댓 명이 걸음을 서둘어대고 있었다 그 근방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는 농부들에게는 벼베기가 끝나버린논에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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