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점으로 지하투쟁으로 전환된지 일년 삼개월만의 결과였다

기점으로 지하투쟁으로 전환된지 일년 삼개월만의 결과였다 지리산을 거점으로 삼은 병란의 주력부대와 공개투쟁으로 들어간 지방당의 병력은 현재 얼마나 살아남아 있을까 염상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 생각에 제동을 걸거나 떼쳐내려는 순간적인 행위였다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괴로움과 고통과 회의가 밀어닥쳤던 것이다 투쟁에 따르는 육체적 고통이야 오히려 혁명의욕을 고취시켜주는 자극이고 보람일 수 있었다 그러나수많은 인명손실은 견딜 수 없는 안타까움이고 아픔이었다 그건 승리가 보장된 희생일 수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회의를 키우지 않기 위하여 그 생각을 의식적으로 지우고 몰아내려했다 도당의 피해는 또다시 염상진을 참담한 늪으로 빠뜨렸다 도당 보위병력은 거의 전사상태였고 간부들은 겨우 위기를 모면해 있었다 왼쪽어깨를 크게 다친 정하섭이 그 속에 끼여있었다 어떻게 된 건가 염상진이 정하섭의 손을 잡았다 수류탄 파편에 맞았습니다 아직손을 못 썼겠지 예에 많이 아픈가 그저 참을 만합니다 정하섭이 고통스러움이 역연한 얼굴로 웃어보였다 그 억지웃음이 염상진의 가슴을 긁어내렸다 조금만 더 참게 내가 어찌 해볼 것이니 염상진은 불쑥 말했다 그러나 어떤 구체적인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하섭을 치료시켜야 된다는 생각이 그런말을 하게 만들었다 다시 백운산으로 이동합시다 도당위원장의 결정이었다 아무도 다른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도당은 어차피 옮기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적에게 그 위치가일단 노출된 이상 신속한 대처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으므로 적이다시 공격해오는 경우 방어능력도 없었던 것이다 이미 떠나왔던 백운산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현명한 방법은 아닐지 몰라도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었다 도당의 비트를 정하는데에는 백운산만한 산이 없었고 그곳은 적의 관심으로부터 이미 떠난 있었던 것이다 염상진은 정하섭을 부축하고 걸었다 정하섭은 고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염상진 위원장을 만나게 되자 더없이 마음의 위안을 얻으면서도 한편으론 부담을느끼고 있었다 염상진의 직책이 어떻게 바뀌든 그의 의식 속에서는 항시 위원장 이었고존경감과 어려움도 중학교 시절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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