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의 모습이 보였다 진한 감색의 잠바 차림이었는데 가슴부분에 노

만의 모습이 보였다 진한 감색의 잠바 차림이었는데 가슴부분에 노란색으로 자수되어 있는 회사 이름이 보였다그는 김영남의 고등학교 동창인 상영섬유의 편직부장이다상영섬유는 한국에서 제일 큰 환형 편직공장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공장의실권자였다야 사업하더니 말끔해졌구나 우리 같은 공돌이는 같이 앉기가 불편하구만 그래앞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그가 말했다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시골의 다방은한적했다 나이든 손님 두엇과 어울려 마담과 레지가 웃고 있었는데 도무지재미있어 보이지가 않았다 가슴이 억눌려 오는 듯 답답한 분위기였다이 자식아 네가 부럽다 부장 때가 월급쟁이한테는 황금시절이여 명심하란말이다그가 내민 손을 잡으면서 김영남이 말했다 물론 비교가 안 되겠지만 상영섬유와세영무역은 같은 품목을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으므로 경쟁업체라고 볼수도 있었다섬유류의 시장은 빤한 것이므로 그들과 마주칠 때도 있었다 따라서 경쟁업체의사원과 만나지 않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띄면 의심을 받는것이다김영남은 강종만이 그를 만나자고 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가 공장에 내려왔다는소식을 들었는지 전화를 해 온 것이다야 술 한잔사라 너하고 술 먹은지가 10년이 넘었다 그때 동창회에서 만났을 때마시고는 끝이었어강종만이 떠들썩한 목청으로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조용한 놈이었다 아마도시끄러운 편직기의 소음속에서 10여 년을 지내면서 이야기를 해 온 습성 탓일것이다좋지 어디 좋은 데 있냐호텔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오희주를 언뜻 떠올렸으나 하는 수 없었다 상영섬유의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강종만이 업무의 권태기를 맞이할 시기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빠르고 늦은 차이만있을 뿐이지 언젠가는 꼭 온다김영남은 체험으로 그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오늘은 그가 마시자는 대로 마실작정이었다 아마도 상영섬유의 조직과 오더상황 어쩌면 경영진의 깊숙한이야기까지 듣게 될지도 몰랐다강종만이 그를 끌고 간 곳은 변두리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음식점이었다 그들은저녁을 먹으면서 소주를 마셨다 술의 주량이나 술좌석의 끈기로는 자신이 있는김영남이었고 강종만도 받는 술을 사양하지 않았다서울에 한번 올라갔다 오면 정신이 퍼뜩 든단 말이다 그리고는 며칠 간 일이 손에잡히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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