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꼴을 당했는데 이제 병력마저 반으로

허망한 꼴을 당했는데 이제 병력마저 반으로 줄어들고 말았으니 꼴은 더욱 초라하게되고 그는 허전함과 함께 누구에겐지 모를 울화를 씹어대고 있었다 내가 저 기차로 떠났어야만 체면 유지가 되는 건데 그는 중도들판을 가로지르고 있는 기차를 바라보며 어금니를 물었다 그런데 연대의 명령은 별명이 있을 때까지 주둔하라는 막연하고 울화통 치미는 것이었다 빨갱이 놈들은 눈씻고 찾아도 없다고 다 섬멸된 것이 틀림없다고 보고했지만 상부에는 먹혀들지 않았다 백남식은 자신의 속이 그럴수록 더 당당하게 걸어 역을 나갔다 그러면서 그는 할 일도별로 없는데 그 일이나 해치울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꿩 먹고 알 먹는일임에 틀림이 없었던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에라도 해치울 수 있게 되어 있는 일이었다 그는 샅이 부푸는 걸 느끼며 침을 꿀떡 삼켰다 토벌대장 임만수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직후 떠나갔다 그는 떠나기 전에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된 곤욕을 한바탕 치렀다 남원장 춘심이가 애를 뱄다며 그의 옷깃을 틀어잡은 것이다 아니 요런 미친년 봤나 기생년 뱃속에 든 아새끼가 누구 새낀지 알게 뭐야 내 새끼라는증거를 대 이년아 임만수는 푹 꺼진 콧등에 있는 대로 주름을 잡으며 눈을 부릅떴다 여자를 곧 걷어차기라도 할 기세였다 고것이 무신 복장 터지는 억울헌 소리다요 나가 임 대장님 봄서부텀은 몸 깨끔허니 간수헌 것이야 우리 식구덜이 다 아는 일인디 워째 인자 와서 나럴 잡년 맹글고 그요 분허고억울허요 춘심이는 몸을 사려가며 눈물 젖은 목청을 뽑아냈다 그녀의 말은 전혀 거짓이아니었다 이년아 아가리 닥쳐 너희들이야 다 한패거리니까 네년 편드는 것이야 뻔한 일이고 요새 기생년이 한 남자만 보는 년이 어디 있어 그것도 말이라고 씨부리면서 날 골탕먹일려고 해 이년을 그냥 임만수는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리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음마 음마 고것이 무신 쌍시런 소리다요 잡기생만 드글드글헌 서울서 살다봉께 나도잡년으로 뵈는갑는디 여그넌 전라도땅이요 전라도땅 시상이 지아무리 변혀도 안직꺼정은시퍼런 춘향이 절개 지킴서 기생질해묵는다 그 말이요 새침해진 춘심이는 주인여자 옆에붙어서서 야무지게 입을 놀렸다 와따 우리 춘심이 말 한분 찰방지고 쌈빡허니 자알헌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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