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닿았을 때 네 처자는이미 포도청에 잡혀가 있을게다도대체 누구시오눈을 부릅뜬 서인기가 이반을 노려보았다전에 나에게 상주목사가 백부라고 했던 것은 거짓일테니 왜적의 첩자시오내가 왜적의 첩자라면 내 휘하에 들겠느냐이반의 표정이 싸늘해졌다물론 네 처자는 구해내 줄테다 어떻게 하겠느냐그러자 서인기가 이를 악물더니 시선을 내렸다차라리 처자가 종이 되는 것이 낫다 난 왜적의 수하에는 들지 않겠다그런가쓴웃음을 지었던 이반이 곧 정색했다난 역적으로 몰려 죽은 후금황제 이징옥의 사남 이반이다이반의 목소리가 어두운 마당까지 울렸다분사한 부친의 원한을 갚으려고 절치 부심한지 10여년 난 한양으로 내려와 배신한 부하 장수들의 혈육을 베고 입에다 저승으로 갈 노잣돈을 물렸다그 그러면너하고 한양성 안에서 몇번 마주친 적이 있다 병판 정종의 사랑채에서도눈을 치켜뜬 서인기가 입을 딱 벌렸다가 닫았다그 금귀그렇다 내가 금귀다이반이 살기띤 시선으로 서인기를 노려보았다너도 겪었겠으나 나는 제 조카는 물론이고 형제까지 배신하고 도륙을 해온 조선왕 수양을 베고 내 부친의 뜻을 이어 후금국을 세우겠다 이미 여진의 후원군이있으며 조선의 고관 몇명도 호응을 해왔다 그리고이반이 눈으로 옆에 앉은 김회를 가리켰다이 사람은 왜국의 백제계 후손으로 이제까지 조선땅에 왜국의 기반을 굳혀왔다이 사람을 중심으로 곧 왜국의 백제계 무사들이 합류해올 것이다밤바람이 뒷산의 나뭇잎을 흔들고 지나간 후에 초가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덮여졌다그 날밤 수옥이 초가로 들어섰을 때는 축시 무렵이었다 다섯칸 짜리 집안의 불은 다 꺼졌지만 안방의 불만 켜져 있었는데 바로 이반의 거처였다방문 앞으로 다가선 수옥이 가볍게 기침을 하자 곧 이반의 목소리가 들렸다늦었구나 들어와수옥은 진주성에 들어가 경상관찰사 허시옥을 만나고 온 것이다 방 안에는 이반과 서인기 김회의 셋이 앉아 있었는데 조촐한 술상도 놓여졌고 술이 약한 김회의 얼굴은 홍시처럼 붉었다방에 들어선 수옥이 힐끗 서인기에게 시선을 주더니 윗목에 앉았다 서인기와는상주성 아래쪽의 고개밑 주막에서 만난 적이 있는 것이다 수옥이 입을 열었다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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