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략의 명수이기는 하지만 그들에게 노골적인 반감이나 불안감을 가지고 접촉하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아 그거야 여기 오사장이 있으니까요전기용이 오영식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렇다고 나잇살이나 먹은 제가 그놈들에게 눈치를 보일 사람도 아닙니다 단지 그놈들이 우리 회에 무슨 필요가 있는가 해서 어쨌든 대통령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한세웅이 그들을 둘러보았다본의 아니게 대통령과 KCIA 부장과도 연결이 되었는데 우선은 나라를 위한다고 생각하고그들은 잠자코 한세웅을 바라보았다그것으로 보람을 찾을 수도 있겠지한세웅이 피로한 듯 두 눈을 비비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밤이 깊어가고 있었다서인석은 훤칠한 키에 짙은 눈썹이 돋보이는 오십대 초반의 사내였다 우뚝 솟은 콧날 밑에 두툼한 입술이 굳게 다물려 있어서 다소 고집스럽게 보였으나 호감이 갔다한세웅이 다가가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한회장님이십니까굵은 목소리로 물어왔다네 제가 한세웅입니다 서의원님이시죠손을 잡고 악수를 나누는 동안에도 그의 눈은 한세웅을 응시한 채 떼어지지 않았다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뵙고 싶다고 몇 번이나 오사장에게 말씀 드렸었는데 이제야 뵙게 되었군요자리에 앉자 서인석이 말했다 여유 있는 자세였다 밤색의 정장에 흰 와이셔츠가 깨끗하게 보였다미안합니다 제가 외국에 사업체가 있어서 1년에 여덟 달은 나가 있는 편입니다그렇게 들었습니다 어쨌든 대단하시군요 젊은 나이에 이렇게 성공하시다니서인석이 머리를 돌려 커피숍을 한바퀴 휘둘러 보는 시늉을 했다이것이 성공이라니요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겁니다서인석은 로즈호텔에 처음 온 것이 아니다 오영식과 만나는 장소는 언제나 이곳이라고 들었다외국에 사업체가 많으시다구요네 약간지배인이 다가왔다마실 것을 주문하고 난 한세웅이 서인석을 바라보았다이제 한국으로 돌아와야지요네에서인석이 건성으로 머리를 끄덕였다한국에 투자를 하려고 해도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요그렇죠외국에선 노력한 만큼은 얻을 수가 있지요 하지만 한국은 다릅니다서인석의 굵은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정치권과 가까워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네 하긴 그렇습니다머리를 끄덕인 서인석은 웨이터가 가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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