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없고 시키지 않았는 데도일거리를

도 없고 시키지 않았는 데도일거리를 찾아내어 일을 하는 것이다 그녀도 잠이 든 모양으로 집 안의 공기는정지되어 있었다이제는 방안의 냄새가 난다 낮에 바쁠 때에는 음직이는 탓에 제대로 맡아 보지못했던 비누냄새가 섞인 침대시트의 냄새 머리 위쪽에 있는 침대목의 나무냄새바닥에 깔린 양탄자에 뿌려진 소독제와 향수 냄새도 맡아졌다 오희주에게는 독특한냄새가 배어져 있었다 그것은 살냄새와 화장품냄새가 섞인 것이었는데 여간해서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얼굴의 화장품 냄새도 기억이 난다 김영남은 눈을 깜박이며천장을 다시 바라보았다그녀에게서 풍겨 왔던 비린내도 잊혀지지 않는다 언젠가 그녀의 발에 입을맞추었을 때의 발냄새도 기억에 있다 그러자 유리창을 긁는 소리가 들려 왔다처음에는 먼 곳에서 들리는 자동차의 브레이크 소리로 들었는데 다시 들렸다이제는 간격을 두고 조금씩 들리고 있다응접실의 베란다로 향하는 유리문이다 김영남은 목부터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켜세웠다 스스로도 자신이 숨을 쉬는가를 잊을 정도로 호흡에 대한 의식은 없다가슴도 뛰지 않는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김영남은 양탄자 위에 발을 딛고는 서너걸음에 옆쪽의 옷장으로 다가갔다 옷장의 윗서랍을 슬그머니 잡아당기는데 어깨가움츠려들었다 베란다의 유리를 긁는 소리가 다시 들려 왔다김영남은 서랍에서 권총을 꺼내어 손에 쥐고는 다시 손을 뻗어 소음기를 꺼내들었다 소음기를 총구에 맞추다가 양탄자 바닥에 소음기가 떨어져 내렸다 이마에진땀이 배어 나온 것이 느껴졌다 쪼그리고 앉아 한 손으로 바닥을 더듬어 소음기를손에 쥐었다 이제는 빠르게 총에 가져다 대고는 다섯 번쯤 돌리자 더 이상잠가지지 않는다 노리쇠를 후퇴시킬 것도 없이 안전장치만 풀고 방아쇠를 당기면발사되는 총이다이제 유리를 긁는 소리는 들려 오지 않았다 먼 쪽에서 타이어가 아스팔트 바닥에깔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가 사라졌다그러자 무거운 것이 가볍게 미끄러지는 소리가 천천히 들려 왔다 김영남은 방의구석에 몸을 붙이고 서서 권총을 방문 쪽으로 겨누었다 방문객이 들어서게 되면그의 측면이 온통 이쪽에 드러나게 되는 위치였다 베란다의 유리문이 천천히열리다가 이윽고 소리가 그쳤다 김영남은 권총을 고쳐 쥐었다 응접실에는양탄자가 깔려 있어서 당나귀가 걸어도 모른다 오분이 넘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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