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았다 옅은 비누 냄새만 섞인 여자의 체취를 맡는 순간 지난 밤의 정사가 저절로 떠올랐고 곧 전신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몸을 조금 비틀었을 때 유정심의 알몸이 피부에 닿았다 몸이 닿았어도 정심은 고른 숨소리를 뱉으며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머리를 돌린 조철봉은 탁상시계가 아침 7시반을 표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젯밤의 정사에 지쳤지만 정심은 만족한 표정이었다 이제는 조철봉의 몸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아직도 수줍음을 지우지 못한 정심의 몸은 마치 잘 익은 과일 같았다 싱그럽고 뒷맛이 개운했다 조철봉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때 조심했지만 정심을 깨우게 됐다어머 일어나셨어요놀란 정심이 시트로 가슴을 여미면서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알몸인 채로 내려다보았다그냥 누워 있어 아직 7시반이야하지만난 신경쓰지 말고조철봉이 정색하고 말했으므로 정심은 시트만 여민 채 그냥 누웠다 조철봉이 창가의 의자로 다가가 앉더니 마침 옆에 걸쳐놓은 타월로 아랫도리를 덮었다내가 물어볼 말이 있는데조철봉이 정심에게 물었다지난번에 내가 준 돈 말이야긴장한 정심이 눈만 크게 떴고 조철봉은 목소리를 낮췄다상부에다 보고했나정심이 그 모습 그대로인 채 대답하지 않았으므로 조철봉은 쓴웃음을 지었다보고해도 상관없어 보고하지 않았어도 괜찮고 그냥 물어보는 것이니까 편하게 대답하라고사실은 내가 어젯밤에 국방위원장님한테 불려갔거든 내가 여러 사람한테 인사를 한 것에 대해서 위원장님이 대충 알고 계시더란 말이지 그렇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어조철봉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내가 한국에서는 그런 인사가 관행이라고 말씀 드렸거든 그러니 문화 차이를 뇌물을 준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고 설명을 해드렸어그랬더니 이해하시더란 말씀이야 그래서 내가 묻는 거야조철봉이 누구인가 위원장이 그냥 돌려보냈다고 감복만 하고 끝날 위인이라면 이만큼 사업을 일으키지 않았다 위원장이 돌려보낸 사실을 우선 당장 이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일단 북한 당국의 담당자들에게 뇌물을 먹인 것이 발각되어 버렸지만 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말을 잘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믿을 만큼 순진한 조철봉이 아니다 위원장도 한국측 관행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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