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다 김영남은 잠자코 탁자

말했다 김영남은 잠자코 탁자 위에 놓인 흰봉투를 바라보았다 청주에 있는 부모님의 집을 저당잡히고 은행에서 받은 2천만 원이 들어 있는 것이다참 내가 잊었네어머니가 핸드백을 열더니 낡은 통장을 꺼내어 봉투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노란색의 나무도장도 꺼내어 나란히 놓았다네가 나한테 보내 준 용돈 조금씩 모아 놓은 거다 3백50만 원이 조금 넘어회사가 돈이 아쉬운 모양인데그리고 비밀번호는 네 아버지 생일이 8월 26일이라 0826으로 했다어머니 이건 가져가세요난 필요없어 네가 잘되면 또 돈을 줄 거 아니냐 그때 또 모으지어머니 글쎄변두리의 다방이었는데 방음 장치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차가 지나갈 때마다유리창이 흔들거렸다여동생인 지영이는 제 남편 모르게 아파트를 은행에 담보로 넣고 허둥대며 나오다가넘어져서 허리를 다쳤다고 했다아이들은 자주 만나냐어머니가 물었다응 1주일에 한 번은 꼭보고 싶구나 안 본 지 몇 달 되었어 많이 컸을텐데언제 같이 가요 아이들 만나러그러자그러는 어머니의 얼굴이 쓸쓸하게 보였다 김영남은 커피잔을 들고 한모금을 삼켰다어머니 식사는아침은 먹고 왔다 너는 먹었니응 직원들하고 같이 먹었어요때를 거르지 마라어머니도 식사는 꼬박꼬박어머니가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무엇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지금쯤 한성상사의 회의실에서는 중역들이 모여 세영무역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있을 것이다회사가 어렵냐김영남이 머리를 들었다조금 불이 나서요내가 너 만나기 전에 둘러보고 왔다마는 보험도 못 탄다면서그렇게 되었어요지영이한테는 그런 말 하지 말아라걔가 오빠 걱정을 많이 하는데 네가 꼭걱정 말아요 어머니어머니가 수건을 꺼내어 다시 얼굴의 땀을 닦았다회사를 설립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머니는 그에게 대인관계에 대한 교훈서를직접 써 주었다 어머니는 달필이었다 물 흐르듯 써 내려간 어머니의 글씨를 보면고등학교 시절에 선생님들이 감탄을 하곤했다 그것은 대개 결석사유서나선생님에게 무엇을 부탁하는 편지였다 그것이 자랑스러웠던 김영남은 자주어머니의 편지를 가지고 갔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수필을 써서 가끔씩 신문에내곤 하였다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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