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 위에 놓인 촛불이 부드러운 빛을 흘리고 있었다n

이블 위에 놓인 촛불이 부드러운 빛을 흘리고 있었다 라파엘은 아나리자의 의견은 하나도 묻지 않고 요리를 주문해 버렸다 웨이터가 사라지자 그는 의자에 편히 기대고 앉았다 어떻소 맘에 드오 네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아나리자는 그의 말에 순순히 동의했다 그렇지만 내심으로는 뭘 먹을지 묻지도 않고 음식을 주문해 버린 그의 일방적인 태도가 몹시 못 마땅했다 이런 레스토랑이 있었다니 정말 몰랐어요 어떻게 이곳을 알게 됐죠 라파엘의 푸른 눈동자가 촛불빛을 받아 광채를 내고 있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소 그래서 오늘 오후에 이 근처 레스토랑을 일주했지 그런데 이곳 분위기가 제일 낫더군 나도 마음에 들어요 아나리자는 생긋이 웃었다 다행이오 이것으로 적어도 하나는 서로의 공통점이 생겼으니까 그런데 과연 더 찾아낼 수 있을까 그의 말투는 더 이상 공통점 같은 건 있을리 없다고 넌지시 암시하는 듯했다 또다시 불안감과 초조감이 머리를 쳐들기 시작했다 주문한 와인이 날라져 왔다 라파엘은 웨이터의 서비스를 사양하고 직접 와인을 따랐다 당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행복한 미래가 찾아오기를 라파엘이 글라스를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찬사에 아나리자는 얼굴을 붉혔다 라파엘은 약간 고개를 갸웃하고 글라스를 입으로 가져갔다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세련된 태도였다 아나리자 당신에 대해 말해 주지 않겠소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말이오 아나리자는 와인잔을 내려놓고 어깨를 치켜올렸다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것은 없어요 그러나 무척 행복했었죠 난 엄마 얼굴을 몰라요 10살이 될 때까지 아빠가 남자의 손으로 직접 길러 주셨어요 그 다음에는 기숙학교로 들어가서 숙녀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배웠어요 기숙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이 지방에 있는 대학을 4년 동안 다녔지요 대학 다니는 동안 교사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작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해 왔어요 그런데 바로 일주일 전부터 여름방학에 들어갔답니다 과연 그런데 그만큼 아름다우니까 남자들이 그냥 놔두지 않았겠지 당신 사랑을 한 적은 라파엘은 손에 있을 글라스를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글라스 안에서는 루비 빛깔의 액체가 촛불빛을 빨아들여 미묘한 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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