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장은 12분동안의 상담료로 50만원을 놓고간 것이다 수진은 시선을 돌려 손님을 보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 수진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처음 뵙습니다억양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한 사내가 앞쪽 의자에 앉았을 때 수진은 심호흡을 했다 이런 관상은 처음이다 어렸을 적에는 신이 올라서 3년동안 무당을 따라다녔으며 그후에는 8년동안 역술 공부를 했고 책까지 두권이나 출판했던 수진이다 그래서 처음 손님을 딱 보았을때 지나간 과거가 마치 보았던 비디오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면서 주변에서 죽은 사람의 이름까지 떠올랐던 수진이었다 그런데 이 손님을 본 순간 마치 공 테이프가 돌아간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 것이다어서 오세요태연하게 그렇게 말은 했지만 수진은 다시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사부로 모셨던 월궁 마마님이 해준 충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눈 앞이 하얗게 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 너는 신을 받은 인간을 만났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절대 싸우지 말아라 그때였다 사내가 입을 열었다뭐 묻지 않으십니까그러고는 사내가 빙긋 웃었으므로 수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런 웃음도 처음이다 갑자기 온몸에서 열이 오르면서 핏기가 얼굴로 밀려왔다 수진은 눈에 힘을 주고 사내를 보았다물을 필요는 없어요반발심이 일어난 수진은 어느덧 사부님의 교훈을 잊었다 그때 조철봉은 길게 숨을 뱉었다 수진은 아름다웠다 갑중을 시켜 조사한 바로는 나이는 33세 였으나 티하나 묻지않은 피부는 16세 소녀같다 그리고 영롱한 눈과 코 깔끔한 입술은 도발적이었다 조철봉은 이보다 더 섹시한 여자는 만나본 적이 없다고 믿었다지금까지 조철봉은 관상이나 수상은 말할 것도 없고 연초에 보는 금년의 운세 거기에다 신문에서 매일 풀이되는 금주의 운세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 답답한 심사를 억제하지 못하고 용하다는 역술가를 찾아가 크게 감탄하고 돌아온 친지는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그것으로 끝이었다 바라던 진급이 되지도 않았고 한놈은 뜬금없이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그놈은 이탈리아에서 비행기 사고로 7월에 죽었는데 들리는 말로는 7월에 남쪽 여행을 피하라는 점괘가 나왔었다는 것이다 역술에 긍정적인 몇놈은 무릎을 치면서 감탄했고 또 몇놈은 이탈리아가 남쪽이냐 7월이 음력이냐 하면서 따질 것이었다 어쨌든 조철봉은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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