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한세웅은 1주일째 연락이 없었다 지난번에는 자신이 전화를 했으므로 이번에는 그가 해야 정상이다 책을 덮은 김명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나무그늘 밑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해는 머리 위에 떠있었으므로 나무 그늘은 조그맣게 뭉쳐져 있었다 김명화는 팔짱을 끼고 한참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신경이 뒷쪽의 전화기에 매달려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박성민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말레이지아에서 바쁜 모양이었고 그동안 두 번 전화가 왔었다 김명화는 다시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후 두시 반이었다 그녀는 책상으로 돌아가 가방을 챙겼다 그러다가 문득 손길을 멈추고는 두 손으로 책상을 짚었다 가슴이 답답해 왔다 한세웅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그녀는 가방을 메고 연구실을 나왔다자동차의 키를 꽃아 문을 열면서도 차를 천천히 몰아 교문을 빠져나오면서도 학교 앞의 직선 도로를 달려 가면서도 그러다가 집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고 키를 뽑을 때에도 김명화는 한세웅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가 어디선가 나타날 것으로 가슴을 조였다 긴장하면서 그것에 대비해서 의연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파트의 경비실을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땅바닥에 주저앉고 심을 정도로 피곤했고 짜증이 났다 예전처럼 그가 불쑥 나타나 주기를 지금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자 김명화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스위치를 누르자 엘리베이터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명화는 눈을 깜박이며 차례로 불이 켜지는 층표시를 바라보았다한세웅은 자신이 이러고 있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러자 다소 위안이 되었으나 답답함 마음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 전에 그에게 혹독하게 대했던 기억들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더욱 어두워졌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김명화는 텅 빈 복도를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이봐 한 과장 가는거야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최배형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한세웅은 몸을 돌렸다 예식장은 떼지어 나가는 사람들로 멈춰 서 있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에어콘의 바람도 시원치 않아 온몸이 끈적거렸다이 사람아 점심이라도 먹고 가겨우 다가온 최배형이 말했다아니 이 시간에 점심 안먹은 사람 있습니까한세웅이 시계를 가리켜 보이며 말했다 오후 두시 반이었다일부러 점심 안먹이려고 두시에 결혼시간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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