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9회붉은 여우 29장여진은 이제는 자신이 잡혀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여기서 못하겠다고 한다면 쓸모가 없어진 자신을 이 흉악한 무리들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짐작할 만큼 정신도 들었다 사내의 어깨에서 총알을 빼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후부터 수술 준비는 일사불란하게 진행이 되었는데 장여진의 일생에 있어서 이렇게 빠르고 정확한 수술준비는 처음이었다 장여진이 한마디만 뱉으면 몇 초도 되지 않아서 준비물이 대령되었다 의학에 꽤 지식이 있는 것 같은 사내 하나가 장여진의 통역 역할을 맡고는 한마디 할 때마다 복창을 하면서 풀이를 해주었다 예를 들어서 장여진이 거즈하면 우선 거즈하고 복창을 한 다음에 젖은 붕대하고 소리를 치는 것이다 사내들은 이미 수술에 필요한 도구 일체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병원이 아니면 구할 수 없는 수혈 장치까지 있었고 사내의 혈액형에 맞춘 혈액도 준비되었다 놀랍게도 종합병원의 마크가 붙여진 수술 가운까지 갖춰져 있는 것이다 훔쳐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준비는 다 되었다마취를 해야겠는데요마취 준비를 마친 장여진이 말했을 때 그때까지 앞쪽에 붙여놓은 소형 TV를 보던 사내가 머리를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사내는 한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고 이쪽에다 시선을 주지도 않았다 마치 남의 일처럼 TV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사내가 눈을 크게 떠 보였으므로 장여진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마취를 한다고요네 수술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그냥 하세요네그냥 빼내세요저 그러면괜찮습니다그리고는 사내가 비스듬히 누웠으므로 장여진이 주위에 둘러선 10여명의 사내들을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그때 누웠던 사내가 말했다자 빨리사내의 말은 낮았지만 단호했다빨리 시작해요네 그럼그러나 어깨에 깊이 박힌 총알을 빼내려면 피부를 절개해야만 한다 장여진은 심호흡을 하고는 메스를 들었다 그때부터 장여진은 땀으로 범벅이 되면서 살을 베고 누르고 닦으며 깊게 박힌 총알을 빼내었는데 사내는 어깨도 한번 움칠하지 않았다 다만 어금니를 꽉 물고 있어서 고통을 참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상처는 끔찍했다 피가 끊임없이 흘러내려서 바닥은 피로 흥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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