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다 이틀 만에발이 부르터 물집이 생겼고 장딴지는 부어오르면 알이 뱄

어려웠다 이틀 만에발이 부르터 물집이 생겼고 장딴지는 부어오르면 알이 뱄고 무릎은 시큰거려 자꾸만 어긋나는 것 같았다 그런 육체적 고통도 견디기 어려웠지만 동행이 없는 길걷기의 팍팍함도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쉽진 않은 일이겠지만 좌익을 무작정 나쁘다고만 생각지 않도록노력해보시오 달라진 시대가 송 양은 너무 젊고 배운 사람이오 부친을 잃은 심정이 어떨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사적 감정만으로 세상을 보지 않도록 노력해보시오 내가 송 양을 이렇게 강을 건네준 건 같은 고향사람이기 때문만은 아니오 염상진이란사람 대신 사과하는 뜻도 있고 송 양이 세상을 바르게 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요 키가 큰 김범우 선생은 어둠 속에서 말하고 있었다 싫어요 선생님 싫어요 부자나 지주가 무슨 죄가 있다고 무조건 죽어야 하나요 그런 좌익을 저는 죽어도 용서할 수가없어요 알았소 더 긴 말 할 시간이 없소 한 가지만 말하겠는데 혹시 임꺽정이란 소설을 쓴 홍명희 선생을 아시오 자신은 고개를 끄덕였고 김범우 선생은 말을 이었다 그분은 그야말로 뼈대있는 양반에다가 지주였는데 벌써 일정시대에 자기 농토를 소작인들한테 나눠주었고 누구한테나 신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존댓말을 썼소 먼 길 조심 해서 가시오 김범우 선생은 돌아섰다 그리고 강을 향하여 어둠 속을 걸어갔다 그가 남자의 무게가아니라 산의 무게로 자신의 가슴에 젖혀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속살 깊이 파고드는 남성을 받아들이며 아아 어쩔 수 없어 하고 느낀 본능적 항복감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다시 그의 목을 끌어안고 매달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상스러운 부끄러움이앞을 가로막아 몸을 꼼짝할 수가 없었다 만약 다시 매달렸다가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힘으로 내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 최초로 느낀 부끄러움은 신분은 같으면서 생각은 다른 데서 오는 거리감이기도 했다 정작 정하섭을 통해서는 깨달을 수 없었던 점이었다 송경희는 김범우와의 기억을 길동무삼아 고역스럽고 한정없는 길을 그나마 걸을 수 있었다 김범우 선생을 그리고 손승호 선생을 되짚어 생각해보고는 했다 그들은 좌익활동은 하지 않으면서도 분명 좌익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생각만으로 좌익에 동조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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