쨉 그것이 날아가 버리자 김명화가 나를 떠났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야그것만 지금까지 그대로 있었더라면 김명화의 결혼 상대자는 나야 갑자기 호텔이 사라지는 바람에박성민이 눈썹을 찌푸리고는 그를 바라 보았다난 언제까지라도 김명화를 기다릴 작정이요 그것을 알려주려고 온 것뿐이요 당신이 선뜻 취소할 리는 없을테니까 어쨌든 열흘 후니까못난 자식따지고 보면 네가 못난 자식이지 난 있는 그대로 뱉고 부딪치지만 넌 숨어서 가슴앓이만 했으니까한세웅은 자리에서 일어섰다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거야 그때는 조금 더 점잖아 지기로 하지 아마 그렇게 될 거야 당신은 지쳐 있을테니까그건 틀림없어한세웅박성민이 그의 명함을 집어들고 큰 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한세웅이 그를 내려다 보았다두고 보겠다 네 놈이 어떤 놈인지한세웅이 씨익 웃었다그래 그래서 내가 너한테 얼굴을 내놓은 거야 두고 보라고한세웅은 소리나게 문을 닫고는 밖으로 나왔다 건너편 책상에 앉아있던 여비서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녀에게 싱긋 웃어 보였으나 그녀는 황급히 시선을 내렸다 회사의 현관을 나온 한세웅은 한동안 거리를 바라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멍한 표정의 그를 흘낏거리며 사람들이 스쳐 지났다박성민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찾아와 김명화와의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이 화풀이나 방해쯤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자신도 모르게 한세웅은 길게 숨을 쉬었다 오늘은 박성민에게 패한 것을 시인하러 간 것이다 지금은 그가 이겼고 내가 밀려났다는 것을 스스로에게도 확인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것이 승부의 세계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얼굴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한세웅은 머리를 들고 거리를 노려보았다 박성민은 불안과 의혹 불신으로 김명화를 대하게 된다 잊고 떨쳐 버리려고 해도 그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밖으로 내뿜지 않는 그의 성격으로는 그것이 자꾸만 쌓이게 될 것이고 어지간한 인내와 자제력이 있지 않으면 언젠가는 터져 나갈 것이다 그때면 다시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당당히 그녀를 차지할 것이다민영구 사장은 천실장을 바라본 채 잠시 입을 열지 않았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건너편 벽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민사장의 표정에 익숙한 천실장은 애써 입을 열지 않고 끈질기게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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