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잊을게][글세 미안하다니까][나쁜 자

다 잊을게][글세 미안하다니까][나쁜 자식]윤우일에게서 김경명의 계획을 보고받은 김은배는 만사를 젖혀놓고 달려왔다 그는 김정배를 불렀다 김은배는 동생 김정배를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믿을 사람은 혈육뿐이었다응접실로 들어선 김정배는 가방에서 주사기를 꺼내 들더니 윤우일에게 김경명을 꼼짝 못하게 잡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김경명의 팔에 주사를 놓았다윤우일은 김경명을 정색하고 보았다 볼의 물기는 말라 있었지만 아직 두 눈은 번들거렸다 주사를 맞는 동안 김경명은 온몸을 늘어뜨린 채 조금도 반항하지 않았다 그렇게 체념한 듯 보였던 그녀가 이제 다시 의욕을 보이고 있다그때 김정배가 볼일을 보고 돌아왔다 김정배가 뒷문을 열고 들어오자 김경명은 다시 좌석에 등을 붙이고는 눈을 감은 모습이 되었고 윤우일은 앞만 응시했다[자네 화장실 안 가]걸걸한 목청으로 물은 김정배가 힐끗 옆쪽의 김경명을 보았다 [마취가 깰 때도 되었는데 오래 자는구만][그런데 광주 어디로 갑니까]윤우일이 그렇게 물은 것은 지금 자는 척 하고 있는 김경명에게 김정배로부터 목적지를 직접 듣게 하려는 의도가 컸다 그러자 김정배가 힐끗 김경명을 보더니 목소리를 낮췄다[광주가 아냐 광주 못 미쳐 장성에서 국도로 들어가 영광 쪽으로 가야 돼][어딘데요][요양소]짧고 낮게 말한 김정배가 턱으로 앞쪽을 가리켰다[자 가자구 나도 처음 가보는 곳이야]차에 시동을 걸면서 윤우일은 백미러로 뒤쪽을 힐끗 보았다 그러나 김경명의 얼굴은 백미러에 잡히지 않았다 윤우일은 그녀가 김정배의 말을 다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은배는 친딸 김경명을 요양소에 가둬둘 작정이었다 그리고 그 요양소는 감옥보다도 더 엄격하게 통제되는 곳이 분명했다전주를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윤우일은 우측에 보이는 휴게소 표지판을 보고는 곧 우측길로 붙었다[이봐 쉴려고]새벽 한 시가 넘은 터라 눈을 감았다 떴다 하던 김정배가 물었을 때 김경명이 상반신을 세웠다[나 화장실 갈 테니까 세워줘요][어 깼구나]조금 과장되게 놀란 척을 한 김정배가 입맛을 다시더니 끄덕였다[좋아 쉬자 하지만 도망칠 생각은 말아라 경찰을 불러도 소용 없다는 건 알고 있겠지 난 네 숙부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