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롭지도 그렇다고 소박하지도 않았지만 그녀가 숙소를 칼슨으로 잡은 것은 주위가 번잡하지 않고 한적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로비를 가로질러 프런트로 다가갔다 로비에는 대여섯 명의 일본 관광객이 서성거릴 뿐 한산했다이제 오십니까프런트 담당직원이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열쇠를 내놓았다 한달치 숙박비를 한꺼번에 지불하고 투숙하는 손님은 많지 않은 것이다 이제 호텔 종업원의 대부분은 그녀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가 단추를 눌렀다 엘리베이터는 내려오는 중이었으므로 무심코 옆 쪽으로 머리를 돌린 유진명은 숨을 들이마셨다 벽에 붙여진 의자에 앉아 있던 제럴드가 신문을 접으며 일어나고 있었다 이제까지 신문으로 상반신이 가려져 있었던 것이다제럴드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그의 이름이 튀어나온 유진명이 아랫입술을 물었다 제럴드가 다가와 그녀 앞에 섰다 밝은 색 양복에 노타이 셔츠 차림이었다기다렸어그의 시선이 로비를 훑고 지나갔다나만 기다린 게 아냐 저기 일본놈들도 나와 함께 기다렸어 놈들은 CIA거든유진명이 로비의 소파에 앉아 있는 사내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제 입을 다물고는 석상처럼 앉아 있었다제럴드 여긴 웬일이세요유진명이 겨우 물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서너 명의 승객이 내리고 나자 제럴드가 그녀의 어깨를 안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8층이지 그가 손을 뻗어 8층의 단추를 눌렀다 승객은 그들 둘밖에 없었다웬일이냐고 물었지 당신을 만나러 왔어제럴드에게서 옷냄새와 체취가 섞인 익숙한 냄새가 맡아졌다CIA는 어떻게유진명이 물었다그들은 날 감시하고 있지체포하지 않아요그럴 상황이 아냐 지금은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그들은 8층의 복도에 내렸다당신 방으로 데려다 줘 진명제럴드가 유진명의 어깨를 한 팔로 감아 안았다815호실이던가키를 꽂아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제럴드는 창가에 놓인 의자로 다가가 앉았다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왔다이곳도 마찬가지야 진명 다른 것이 있다면 FBI 대신 CIA가 따라 붙는다는 것이지 아마 당신도 CIA의 감시를 받고 있을 거야제럴드가 유진명을 바라보았다 벽장에 등을 기대고 선 유진명이 시선을 내렸다당신이 보고 싶었어 진명제럴드의 말소리가 방안을 울렸다당신을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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