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벌써 반쯤 몸을 돌린 김명천이 생각난 듯 덧붙였다여유 생기면 갚으세요어젯밤 서충만의 손가방에 들어있던 돈이다 의심 할까봐서 여유 생기면 갚으라고 했다20040227 111148개척자lt17gt노숙17노숙17오전 10시면 직장인이 가장 바쁘게 일하는 시간이다 작년에 건설 공사장에서 잡부로 일할적에 김명천은 이 시간이면 건설회사 직원들이 회의를 하느라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는 것을 창 밖에서 훔쳐 보았었다 그래서 김명천은 강남대로 아래쪽에 위치한 이성빌딩 주위를 맴돌기만 하고는 선뜻 전화를 하지 못했다 아성 빌딩은 25층 건물로 10층부터 12층까지가 태양교역 사무실이었다 김명천은 지금 손때가 묻어 더러워진 명함의 주인공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다 지난번에 대림동의 고급 주택가로 대리운전을 해주었던 손님이다 대림동의 8차선 도로옆 건물 담장에다 소변을 갈긴 주인공 윤수길이 바로 태양교역의 사장이었다 그때는 건성으로 명함을 받았지만 김명천은 그가 자신을 기억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김명천이 마음에 든다면서 새 직장을 알아보고 싶다면 전화를 하라고 했던 것이다 빌딩 옆의 건물에 기대선 김명천이 윤수길에게 전화를 한 것은 그로부터도 20분쯤이 지난 10시 40분 경이었다 비서실 여직원이 누구냐고 꼬치꼬치 물어서 할수없이 대리운전자이며 언제 모셨다는 것까지 다 밝혀야만 했는데 김명천의 어깨는 늘어지고 있었다 여비서가 기다리라고 하고는 한참동안 전화가 먹통이 되었으므로 저절로 쓴웃음이 배어나왔다윤수길은 기억하지도 못할 것이었고 설령 기억 한다고 해도 요즘 세상에 술마시고 허튼소리 한것에 책임을 지는놈이 어디 있겠는가 그때 수화구에서 사내의 목소리가 울렸으므로 김명천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어 익산 촌놈 아니냐 너 지금 어디있어그순간 김명천의 코끝이 찡해지면서 숨이 겹으로 마셔졌다 사장님은 자신의 고향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예 저는 지금 회사 옆에 있습니다다급하게 대답했을 때 윤수길이 흥흥 웃었다그럼 12층 사장실로 올라와라 내가 비서실에다 이야기 해놓을테니까감사합니다 사장님감사하긴 뭐가그리고는 전화가 끊겼으므로 김명천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수없이 좌절을 겪은터라 미리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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