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세조는 듣지 못한 듯이 앞쪽의 벽을 바라보았다 아 아

그러자 세조는 듣지 못한 듯이 앞쪽의 벽을 바라보았다 아 아 사직이 내 대에서 망하는가 희미하게 말했지만 한명회는 들었다 당시의 명국은 헌종 시대로 환관의 세력이 증대하여 환관 왕직이 국정을농단 궁정의 내분이 끊기지 않았다 거기에다 몽고의 세력은 강대해졌으며 헌종이 즉위하던 해에 형주 양양 땅에서 일어난 유통의 난으로 민심이피폐해져 있었다 그러나 내외의 대 변란으로 국체가 위태로웠던 영종 시대보다는 안정된 편이었는데 헌종은 즉위 5년째인 여름에 새로운 전란에 부딪치게 된 것이다 병부상서 이조홍이 환관 왕직과 함께 헌종 앞에 시립 했을 때는 여름이짙어 가는 6월 중순의 오시 무렵이었다 자운성의 별각에 누워 다리 주물림을 받고 있던 헌종은 그들을 보자 상반신을 일으켰다 황제 폐하 신 병부상서 이조홍이 문안을 드립니다 무릎을 꿇은 이조홍의 이마에서는 땀이 배어 나왔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무더운 날씨였다 헌종의 시선을 받은 이조홍이 말을 이었다 조선 땅에 왜구의 대군이 상륙하여 북 3도를 점령하고 여진과 결맹하여세를 키우고 있소이다 왜구의 대군이라 헌종이 가소롭다는 듯이 입술 끝을 비틀며 웃었다 기껏해야 수 백 수 천이 작당하여 조선 땅을 노략질한다던가 지금 기마 군만 2만이 넘사옵고 여진 땅에서 합세할 병력은 3만이옵니다그러면 기마 군 5만의 대군입니다 허어 상반신을 더 일으킨 헌종이 아직도 다리에 매달려 있는 소향을 손을 저어물리쳤다 헌종의 시선이 옆쪽에 서 있는 왕직에게로 옮겨졌다 왕공 왜적의 기마 군은 강한가 오합지졸이올시다 왕직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하더니 이조홍에게 물었다 마치 황제 같은 태도였다 상서 대감 하북총독 시천이 보기 10여만을 거느리고 있으나 노약자가많고 군비가 부족합니다 중원의 군사를 지원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왕직이 헌종을 보았다 폐하 상서 도총관 휘하의 군사 5만을 증원하여 시천을 도원수로 삼고환관 정원을 부원수로 삼아 북방을 방어하게 하소서 그렇게 하라 헌종이 만족한 얼굴로 머리를 끄덕였으므로 이조홍은 별각에서 물러 나왔다 이조홍은 63세였으며 전대의 영종 시대에 환관 조길상의 반란을 진압한공이 있는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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