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는 책을 덮고는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어머니와 명철이가 긴장으

김명화는 책을 덮고는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어머니와 명철이가 긴장으로 얼굴을 굳히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들에게서 시선을 돌린 김명화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이런 제기 저 빌어먹을 성질방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김명철이 투덜거렸다저게 무슨 일이 있긴 있군 그래 엄마 저걸 언제까지 데리고 있을 작정이야어머니에게 몸을 돌린 김명철이 묻자 최여사가 혀를 찼다난 저것이 저렇게 심각한 상통을 하고 있는 건 처음 본단 말이야김명철이 상체를 어머니 쪽으로 숙였다항상 바쁘고 욕심이 많았던 기집애가 저렇게 축 처져서내버려둬라어머니가 머리를 돌렸다이제 또 빨빨거리고 나서겠지그렇지만 이번은 꽤 오래 간다고 어머니도 생각하고 있었다벌써 보름째 바깥 출입을 하지 않은 채 학교를 마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와 방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그녀에게 몇 번이나 물어보았지만 신통한 대답을 듣지도 못한 것이다김명화는 침대에 반듯이 누워 천장을 올려다보았다백한영은 그날 이후로 소식이 없었다 아마도 한국을 떠났을 것이다 한세웅이 던져준 봉투를 움켜쥐던 그의 손이 떠올랐다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한세웅의 말마따나 그의 대리인이었을 뿐인 인간이다 그는 그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는주인에게 인계하고 사라졌다 그에게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만큼 자신의 격이 낮아진다는 것을 김명화는 알았다그는 한세웅의 심부름꾼이었을 뿐이다 당당하고 당연하다는 듯이 한세웅은 나에게로 다가왔다 2년의 공백은 그에게는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 왔고 내 몸을 자신이 고른 선물로 치장시켰으며 내 몸의 모든 부분을 백한영을 시켜 어루만졌다김명화는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박성민과의 파탄도 원인은 한세웅에게 있는 것이라고 김명화는 믿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그의 목표가 되어서 끊임없이 추적당해 왔던 것을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김명화는 손가락 사이로 가늘게 한숨을 내려 쉬었다처음 며칠 동안은 한세웅을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아날 정도로 싫었다 그의 집념과 그의 수단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이제까지 그녀가 겪어온 사내와는 다른 인간이었다 갑자기 그의 말이 떠올랐다 그의 성취의 끝에는 언제나 내가 있다고했었다 나는 그의 꿈이었다고도 했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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