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해보고 싶었다아침 진시가 되었을 때 부사의 침소로 들어섰던 여종 해금이는 놀라 방바닥에 철퍽 주저 앉았다손발이 묶인 부사가 입에 재갈까지 물린채 버둥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겨우 몸을 일으킨 해금은 방을 뛰쳐나가 마당에 있던 종을 아우성치듯 불렀다종들이 뛰쳐들어와 입에 물린 재갈부터 풀었을 때 장봉기가 눈을 부릅뜨고해금이를 보았다저 쳐죽일년의 주둥이를 찢어라그리고는 방에 모인 종들을 무섭게 훑어보았다만일 이 일을 발설하는 년놈이 있다면 저년처럼 주둥이를 찢어 놓을테다실색을 한 종들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자 떨치고 일어선 장봉기가 벽장에서 환도를 꺼내었다 그리고는 칼날을 칼집에서 빼내더니 미친 사람처럼 아직도 넋을 잃고 서 있는 해금이에게로 달려들었다이년 네년이 나에게 치욕을 주려고 소리쳐 사람들을 모았겠다칼날이 입술을 비집고 들어왔을 때 다시 털썩 주저앉은 해금이의 눈이 훌떡뒤집혔다 장봉기가 칼날을 마악 입안으로 쑤셔넣으려고 할 때였다아버님종들을 헤치고 장서경이 다가왔다입을 찢으시면 소문이 더 납니다 잠시 고정하시지요장봉기가 주춤거리며 움직임을 멈추자 장서경이 서릿발처럼 차가운 시선으로종들을 훑어보았다만일 이 소문이 조금이라도 대문 밖으로 나간다면 너희들 모두는 왜상들한테 팔아넘길 터이다 알았느냐명심하겠소이다종들을 대신해서 수노가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소인이 먼저 그 년놈의 혀를 뽑겠소이다종들을 내치고 침소에 둘이서 마주앉았을 때 장봉기가 방바닥이 꺼질듯이 한숨을 뱉았다산적이 들어왔다 날 묶고는 벽장에서 금괴를 모두 꺼내갔다금괴가 있었습니까장서경이 눈을 크게 뜨고 장봉기를 보았다무슨 금괴입니까나주의 경지에서 보내온 소출을 5년 동안이나 금으로 바꿔 모은 것이다무얼 하시게요양곡이나 비단보다 지니고 있기에 수월하지 않느냐 그리고장봉기가 힐끗 장서경을 보더니 말을 이었다금은 어느때든 요긴하게 쓰인다어깨를 늘어뜨린 장서경은 소리죽여 숨을 뱉았다 산적은 자신에게도 찾아왔던 것이다 능욕보다 더한 수모를 준 산적은 묶은 끈을 풀어주고 나갔는데자신은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 장서경이 눈을 치켜뜨고 장봉기를 보았다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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