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민아가 강남의 룸살롱 주인일 때 종업원으로 데리고 있던 처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그때도 호락호락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틀이 잡혔다 인상도 중후하다 민아의 시선을 받은 동수가 다시 웃었다예 제가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처리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그렇게만 말씀하셨어요예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이젠 도망자 신세를 청산하고 싶어요불쑥 말을 뱉은 민아는 스스로 긴장했다 준비도 하지 않았던 말이었지만 뱉고나자 시원했다 그후부터는 제방이 터진듯이 말이 쏟아졌다그래서 말인데요 일이 정리되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그렇습니까 그럼아마 이곳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몇달 버티지 못할거예요 도망자 신세에서 벗어났는데 이곳에 매여 있겠어요그렇지요동수가 건성으로 대답했을 때 다시 민아의 말이 이어졌다다 그렇죠 화장실 가기 전하고 다녀와서 마음이 달라지는거 말이에요 사장님한테 그렇게 전해주세요한국으로 돌아가시겠다고 말입니까그래요 한국 일이 정리되면 바로 돌아가겠어요그렇게 전해 드리지요머리를 끄덕인 동수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어쨌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사람 인생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말이 맞지요그래요민아는 동수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았지만 따라 일어서며 말했다정말 실감이 나네요힐끗 민아에게 시선을 주었던 동수가 현관으로 가더니 신발을 신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생각난듯 민아를 보았다참 그럼 만일 그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요 그냥 여기 남아 계시게 되겠지요그 순간 민아의 눈앞이 노랗게 되었다 그래서 눈만 껌벅이고 서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정민아의 말이 맞다 화장실 가기 전과 후가 다르다고 했는데 그것은 조철봉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때 보통 경우같았으면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일들이 이것저것 겨누면서 시간을 끌다보니 진이 다 빠졌다고 할까 한마디로 감동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건더기를 다 빼니까 멀건 국물만 남은 꼴이다조철봉이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네시경이 되었다 사무실 책상에 앉자마자 조철봉은 고동수의 전화를 받았다사장님 정민아가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합니다동수의 말투에는 못마땅한 분위기가 배어나왔다한국 일이 풀리는대로 귀국하고 싶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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