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는 박재호가 몸을 돌렸다사장실을 나온 박재호는 자신의 책상으로 다가갔다 책상 위에는 커다란 트렁크 한개가 놓여져 있었는데 사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사물을 모두 담아 놓은 것이다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쪽으로 쏟아져 오는 것을 느꼈으나 그는 개의하지않았다그러나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사무실 책상 사이를 지나는 몇 걸음이 박재호에게는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사원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아 있었으나 아무도 말을걸어오지 않았고 일어서는 사람도 없다 그들은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사무실을 나와 문을 닫자 박재호는 허리를 폈다 이마에 배어 있던 땀이 복도의찬공기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박재호는 턱을 들고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진일무역을 떠나는데 대한 미련이눈꼽만치도 남아 있지 않은 자신이 우스웠고 개운하기까지 했다그는 가방의 한쪽 끝을 복도 바닥에 끌면서 진일무역의 빌딩을 나왔다 초겨울의찬바람이 얼굴에 닿았다 상쾌한 바람이었다 이제 또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그리고 이번에는 더욱 비전이 있는 사업이었다점심시간이어서 거리에는 차량의 행렬이 뜸해져 있었다 김영남은 액셀러레이터를밟아 차에 속력을 내었다12월의 첫주가 시작되자마자 영하의 추위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었는데 한낮인데도기온은 영상으로 올라갈 것 같지가 않다 히터를 틀어 놓은 차 안은 따뜻했으나건조했으므로 김영남은 유리창을 조금 내렸다 강남역 사거리가 다가왔고 대여섯대의 차량을 앞쪽에 두고 신호가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김영남은 시계를내려다보았다 열두시 이십 오분이었다 이제 십분이면 도착하겠지만 어머니와약속한 시간에서 이미 삼십분이 지나 있었다 고속버스로 도착했을 때부터 계산하면어머니는 한 시간이 넘게 기다린 것이 된다 어머니가 곧장 회사로 오겠다는 것을터미널 근처의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한 것은 어머니를 편하게 해드리려는 생각이아니었다 아들이 사장으로 있는 회사에 자랑스럽게 들어서는 어머니의 얼굴을보기가 민망했기 때문이다 서둘러서 커피숍으로 들어서는 김영남을 발견한어머니가 안쪽에서 손을 들었다 마악 점심을 끝낸 회사원들이 의자를 채우고 앉아있었는데 대부분이 얼굴과 입술이 붉다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고 있는 사람도있었는데 그것이 시선에 들어오자 김영남의 속이 메스꺼워졌다 요즘은 식욕이떨어져서 가끔씩 이런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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