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끝부분에 닿았을 때 안동복은 이미 안으로 10여자 쯤 몸을 들여놓은 후였다 하수구에서 품어나오는 오물에는 온갖 쓰레기가 섞여 있었지만 이제 이광은 개의치 않았다 직경이 두자 반쯤 되는 입구로 상반신을 들여인 이광은 엉금엉금 기어 나갔다 물은 반자쯤 차 있었으나 무더기로 오물이 뭉쳐 있는데다 가끔 쥐들이 몸을 긁고 지나가는 바람에 온몸에서 소름이 돋아났다 전하 앞쪽에 빛이 보입니다 칠흙같은 하수구 안을 앞장서 기어가던 안동복이 낮게 말했으나 뒤를 따르는 이광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하수구는 긴데다 더운 열기에 엎여져서 숨이 막혔다 백여자쯤 앞으로 나아갔으니 이미 성 안쪽이 되어있을 지점이었다 이광은 안동복의 어깨 앞쪽으로 희미하게 비추는 빛을 보았다 하수구의 물은 더 깊어졌으나 둘은 끈질기게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그들이 멈춘 곳은 위쪽으로 뚫린 두자쯤 되는 구멍 앞이었다 이곳이 첫번째 구멍 같소이다 위쪽을 바라보며 안동복이 말했다 구멍의 입구는 철망으로 덮여 있었는데 그 위쪽으로 불빛이 흘러 들어오는 것이다 소인이 먼저 살펴 보겠소이다 속삭이듯 말한 안동복이 몸을 일으키더니 위쪽 구멍으로 손을 뻗쳤다 철망까지는 열자쯤의 높이였지만 안동복은 팔과 다리를 양쪽 벽에 붙인채 거침없이 위로 몸을 솟구쳤다 이광은 엎드린채 안동복의 모습을 올려다 보았다 철망의 위쪽을 살펴보던 안동복이 곧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낮게 말했다 철망 밖은 군사들의 주방 같소이다 주방안은 비어 있으니 소인이 앞장을 서지요 그리고는 다시 안동복이 몸을 솟구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광은 곧 몸을 일으켜 안동복의 뒤를 따랐다 지금쯤 박태성으로부터 내막을 들은 선봉장은 전군을 비상대기 시키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왕자 신분인 자신의 경솔함을 내심 탓하고 있을 것이었다 안동복은 철망 끝을 들썩 거리더니 곧 한쪽 끝을 치켜 올렸다 바로 뒤쪽에 붙어있던 이광은 철망의 끝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허리춤에서 강철 집게를 빼낸 안동복이 자물쇠가 달린 쇠사슬을 집더니 옆으로 비틀었다 그러자 낮은 금속음과 함께 쇠사슬이 끊기면서 곧 자물쇠가 옆으로 떨어졌다 안동복을 조심하려는 듯 잠시 가만있었다 그러더니 철망의 한쪽 끝을 치켜 올렸다 철망이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을 때 이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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