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앉은 두 사내는 잠자코 있었다 그들은 실향민 위원회에서 온 사람들이다 아직도 이북 오도의 실향민과 그 가족들을 합하면 2백만표가 넘는다 김종열은 그들이 여당부터 들려 한바탕 따지고 왔으리라고 믿었다우리는 5년 전에 한국기업이 북한에 진출할 때부터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려 왔습니다나이든 사내가 입을 열었다 흰머리가 보기좋게 뒤로 넘겨져 있었고 고급원단의 맞춤 양복을 입고 있었다 이북 출신들 중에 관계나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모두 은퇴할 나이가 된 것이다그러나 아직도 그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특히 조직력과 자금력이 대단한 것이다그런데 겨우 작년에 성묘단이 한 번 오가고 나서는 원점으로 돌아가버리더군요 이것으로 정치권은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십니까김종열이 입맛을 다셨다 할 말은 태산처럼 많았으나 결과가 이런데 미주알 고주알 변명을 늘어놓기가 피곤했던 것이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 건씩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는 법이다 처음에는 실컷 떠들게 해서 진을 뺀 다음에 달래어서 보내면 되었다사내가 다시 말을 이었다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고 연초부터 여야 할것 없이 후보선출이네 탈당이네 창당이네 하면서 온 나라를 북새통으로 만들더니 누구 한사람 남북한 실향민에 대해서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정신이 없는 것은 여당쪽보다도 자신들의 민족당쪽일 것이다 당연히 당 총재인 장영환이 대통령 후보로 옹립이 되어야 하는데도 당고문인 정동호가 파벌을 이끌고 탈당을 하려고 연초부터 들먹이고 있었다 1백20석의 막강한 야당이었다 대권을 쥔 한국당보다도 내노라하는 인재가 더 많은 당이었으나 이제는 그것이 탈이었다인물턱을 하려는지 이제는 당 최고위원인 이동석이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당 총재의 오른팔이자 차차기를 보장받았던 사람이다 기다릴 수도 믿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우리는 여당에 가지 않고 민족당을 찾아온 겁니다김종열은 정신을 차렸다 그것은 민족당의 아수라장을 비판하러 왔다는 말로도 들렸기 때문이다그리고 김종열 총무를 선택해서 온 겁니다아니 잠깐 나는 당의 원내총무일 뿐이어서 당의 원내활동을 지휘하는 역할만을 하고 있지요이맛살을 찌푸린 김종열이 말을 이었다당의 정책이나 의원들의 활동도 실은 총재와 고문 최고위원들로 구성된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