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권총을 빌려 드리겠습니다그도 당황한 모양으로 금

꼭 하고 싶으시다면 제가 권총을 빌려 드리겠습니다그도 당황한 모양으로 금방 마음을 이리저리 바꾸고 있었다저 신사분을 깨워라한세웅이 가라앉은 소리로 말하자 해밀턴의 뒤에 와 있던 하레이가 뛰어 들어갔다 몸을 돌린 한세웅은 응급실을 향해 섰다 김명화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벽을 향해 서 있었고 쥬리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다가가지는 않았다 영숙이는 소파 위에 눕혀져서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다박상일이 머리를 숙인 채 서 있는 것을 본 한세웅이 갑자기 풀썩 웃었다쥬리의 도움을 받아 옷을 입고 얼굴의 매무새를 고친 김명화는 응접실로 나왔다 영숙이는 방에서 자는 모양이었고 에드워드 크링거는 해밀턴 등과 함께 침실에 있었다박상일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김명화가 그의 앞쪽 의자에 앉자 쥬리는 영숙이에게 돌아갔고 넓은 응접실에는 그들 둘이 남아있게 되었다 김명화는 마음을 가라앉힌 모양으로 머리를 옆쪽으로 돌려 주방을 바라보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흰색의 긴팔 셔츠에 헐렁한 회색빛 치마를 입었고 발은 아직 맨발이었다두 손을 무릎 위에서 맞잡고는 한쪽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다른 손의 둘째 손가락을 열심히 문지르고 있었는데 본인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물결치는 듯한 머리를 뒤쪽으로 모아서 끈으로 밑부분을 묶어 놓았다한세웅은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수화기를 내려놓고 잠을 자면 어떡해낮은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그의 얼굴은 평온하였으나 피로에 지친듯 눈꼬리가 처져 있었다내가 여러 번 전화를 했었어 비행기 안에서도 그리고 여기 도착하고서도전화를 안 받다가 나중엔 통화중이어서 불안하더군김명화가 머리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는데 두 눈을 치켜 뜬 재였다 그러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영숙이가 엄마 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야 며칠 같이 있으려고 왔는데한세웅이 다시 말했다쥬리가 응접실 문을 조금 열고 이쪽을 바라보고는 몸을 돌렸다쥬리 커피를 두 잔 만들어 줘쥬리에게 말하고 난 한세웅이 다시 몸을 돌렸다결국은 내 눈으로 이 꼴을 보게 되다니 당신의 부주의하고 방만한 생활태도는 정말 어이가 없어한세웅이 조그맣게 머리를 저었다당신이 하고 싶다는 것은 다 해줬어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즐기기까지 해야겠어김명화는 머리를 숙였다나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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