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죽기로 작정한 여자의 마음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죽기로 작정한 여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이 이미 적일 수 없는 죽은 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저 여잔 어느 부대였을까 보나마나 김달삼 부대지 그럼 여자도 넘어왔단 말야그야 지방 빨갱이로 합세한 거겠지 저런 여자한테 걸렸다간 국물도 없었겠다 저런여자한테 장가들면 더 난리지 왜 저리 독한 여자가 좆뿌리를 그냥 남겨놓겠어 히히히 잡담 마라 심재모가 내쏘았다 말소리가 뚝 끊기고 일월 하순의 살찢어지는 추위를 실어나르는 거센 바람 속에 어디선가 쏜 총소리가 메아리와 함께 묻어왔다 염상진은 비상선의 전갈을 받았다 급히 도당을 구하라는 내용이었다 더 이상의 사족도설명도 붙어 있지 않은 그 짧은 구원요청은 도당이 위기에 몰려 있다는 사실과 신속한 행동만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염상진은 부대원을 모두 모았다 스물일곱이었다 동상이 심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 아홉을 뺐다 거기에 사령관 주문철도 포함되었다 그는 장딴지에 총상을 입고 있었다나가 꼭 가야는디 요걸 위째야 쓰겄소 주문철은 염상진의 팔을 꽉 붙들며 아랫입술을물고 한동안 있더니 도당꺼지 당허는 판에 게우 열여덟으로 침통한 얼굴로 말을 잇지못했다 다녀올 동안 몸이나 잘 간수하세요 가다가 군당 병력이라도 만나게 되면 포함시켜야죠 염상진은 일부러 기운차게 말했다 그리라도 되먼 좋겄고 조심허씨요 선요원을앞세운 염상진은 잠시도 쉬지 않고 강행군을 했다 혹독한 추위에 손가락은 마비가 되는데도 가슴팍에서는 땀이 내맬 지경이었다 가장 안전하게 보존되어야 할 도당까지 위기에 빠지는 상황이었다 이건 피할 수 없는 당연한 귀결인지 몰랐다 이쪽의 병력이 줄어들면 그만큼 적의 세력은 강해지고 활동범위도넓어지게 마련이었다 소모된 병력을 계속 보충하는 적과 그렇지 못한 이쪽과의 힘의 상대성이었다 도당이 위기에 빠진 것은 상징적인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투쟁의 절망상태를 의식하게 했다 조계산지구에 국한하더라도 석달 동안의 병력손실이 백오십여 명이었다 정확한 파악은 할 수 없지만 다른 지구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그런 결과는 더 말할것 없는 참담함 이었다 지금 살아 있는 군당이 몇 개나 되는지도 의문이었다 여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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