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과격한 성격의 위원들도 있어서 그 사람들을 우선 무마시켜야 하겠고김정일의 시대에서는 일본의 고깃배를 잡아다가 어부들을 감옥에 넣고는 시치미를 떼고 있으면 갖은 통상 사절단이 다녀가곤 했었다 어부와는 상관이 전혀 없는 전자제품 사절단과 의류 사절단이 뻔질나게 드나들고 나서는 어민의 송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강대산은 요시모리가 그때의 일들을 잊지 않고 있으리라고 믿었다제3장 평양 보위부 대위 김막동만찬이 끝났을 때는 밤 열시가 넘어 있었다 요시모리와 그를 수행하고 온 10여 명의 일행들을 배웅하고 강대산은 서재에 들어섰다김정일이 만들어 놓은 서재는 넓었고 수천 권의 장서가 꽂혀져 있었다 한쪽에는 영사기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지하실에 저장되어 있는 필름을 꺼내어 언제라도 영화를 관람할 수가 있다 책상에 앉은 강대산은 한동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서재라기 보다도 밀담을 나누기에 좋은 곳이었다 여자와 은밀한 정사를 나누기에도 최적격이어서 한쪽에는 커튼이 쳐져 있었고 그 안에는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김정일은 이곳을 애용하였으나 강대산은 이제까지 두어 번밖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이윽고 그는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다이얼을 누르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에 조그만 파문을 일으켰다한세웅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기억해 두고 있었으므로 거침없이 번호를 누르고는 수화기를 귀에 대었다신호가 가더니 곧 떨어졌다여보세요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세웅은 아니다여기 강대산인데 한세웅 회장을 바꿔 주시오아 총비서님 잠깐만 기다리십시오그쪽에서 놀란 듯 목소리가 컸다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곧 한세웅의 목소리가 들렸다회장 동지 접니다아니 총비서님 웬일이십니까강대산의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졌다상의드릴 게 있어서요 지금 어디 계십니까싱가폴에 도착하려는 참입니다그럼 비행기 안에그렇지요강대산은 수화기를 고쳐 쥐었다머리를 돌려 서재의 문 쪽을 바라보았으나 아무도 들어올 리가 없다회장 동지 조금 전에 요시모리를 만나 저녁을 먹었어요 방금 만찬이 끝났습니다 아아 네물론 한세웅도 요시모리가 무엇 때문에 북한에 왔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잘 되었겠지요이쪽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듯이 한세웅이 부드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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