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쳤다저 서울로 올라가요 마음 상하지 마세요 그냥 기분이 미안해요 오희주가슴이 아래쪽으로 가라앉으면서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한동안 편지지를손에 든 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아는 사람도 없는 시골에서 혼자 쇼핑하기도영화를 보기도 멋적을 것이다김영남은 손을 뻗쳐 수화기를 쥐었다 버튼을 누르자 신호가 갔다네 세영무역입니다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미스 백인가어머 사장님 아닙니다 전 박연희입니다놀란 듯 그녀가 대답했다4명의 사무직원들 목소리를 알아맞춘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더욱이 미스 박은 입사한 지 2개월도 되지 않았다현 부장 자리에 있나부장님은 잠깐 외출하셨는데요김영남은 시선을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후 4시 반이 되어 있었다안 과장은계세요 잠깐만 기다리세요안일제가 금방 수화기를 바꿔 쥐었다사장님 전화 바꿨습니다안 과장 선물용으로 셔츠 한 박스만 호텔로 가져와네 지금 말씀입니까그래 지금알았습니다수화기를 내려놓은 김영남은 허리를 숙이고 허벅지 위에 두 팔굽을 올려놓았다눈앞으로 탁자가 다가와 있었고 던져 놓은 오희주의 편지가 보였다 글씨체가부드럽고 명확한 것이 그녀를 닮아 있었다다시 가슴이 답답해진 김영남은 허리를 세우고 소파에 등을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방안은 조용하였으나 시트에선지 바닥의 양탄자에선지 묵은 냄새가 났다 이제까지맡아보지 못한 냄새였다안일제는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방안을 둘러보고 있었다넓은 얼굴에 턱이 두툼했고 짙은 눈썹 밑의 눈이 맑았다 사내다운 용모였다성격도 시원시원했으므로 직원들이나 거래처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회사 들어가야지냉장고에서 마실 것을 꺼내온 김영남이 그의 앞에 앉으며 물었다네 아직 6시도 되지 않았으니까요 회사에 할 일이 조금 남았습니다선물용 셔츠는 의자 곁에 놓여져 있었다 안일제는 몸을 굳힌 채 김영남을바라보았다그는 서른세 살로 김영남의 고등학교 6년 후배였다 전직장에서 함께 근무했었는데5개월 전에 세영무역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어때 공장은 잘돼 분위기 말이야김영남이 콜라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어떤 공장 말씀입니까눈을 깜박이며 안일제가 그를 바라보았다우리 회사그러자 안일제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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