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선 김명천이 전화를 걸었을 때 임재희는 벨이 세 번

길가에선 김명천이 전화를 걸었을 때 임재희는 벨이 세 번 울리고 나서 응답했다나 도착했어거기 어디니임재희가 제 친구한테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며 물었다방배동이다 왜쓴웃음을 지은 김명천이 대답하자 임재희는 흥흥 웃었다 지금까지 김명천은 한번도 임재희가 웃는 모습을 못보았다 사무실인지 송화구에서 떠들썩한 사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얘 내가 12시쯤 전화할게그리고는 임재희가 전화를 끊었으므로 김명천은 다시 쓴웃음을 지었다 바로 앞쪽에는 사장 서충만이 앉아있을 것이었고 주위의 사내들도 귀를 세운 상황일 테니 임재희는 모험을 한 것이다 영등포의 합숙소에 도착 했을 때는 10시가 넘어 있었지만 같은 방을 쓰는 오씨는 오늘도 들어오지 않을 모양이었다 하루 3천원씩 계산을 하다가 한달치를 선불하면 그중 큰 한 평짜리 방이 두사람에게 배분되었는데 물론 화장실은 없다세면과 화장실은 현관 앞에 있어서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김명천은 한달분씩 선불을 주었으므로 한평짜리를 썼고 화장실도 가까웠다 그러나 같이 방을 쓰던 오씨가 나흘전부터 들어오지 않았다지금까지 선불을 하다가 일주일째 미루더니 결국 도망친 것 같았다 사람을 많이 겪은 주인도 그렇게 알고 다른 합방자를 찾는 눈치였다 저고리만 벗은 채로 방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던 김명천은 핸드폰의 벨소리에 눈을 떴다 방의 불을 꺼놓아서 핸드폰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핸드폰을 귀에 붙였을 때 예상 했던대로 임재희의 목소리가 울렸다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5시에 여의도 고수부지로 나와대뜸 임재희가 말했으므로 김명천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5시면 임재희가 퇴근하는 시간이다 애인 사이라면 새벽이건 한낮이건 가릴 것 없지만 임재희 하고는 서로 눈길 한번 제대로 마주치지 않았다 김명천이 임재희를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도대체 무슨 일이야김명천의 목소리가 삭막하게 들렸던 것 같다 잠시 말을 멈췄던 임재희의 목소리가 낮고 약해졌다그냥 할 이야기가 있어더 이상 묻기도 거북했으므로 김명천은 승낙하고 전화를 끊었다 서울에 온지 2년이 되었지만 여자하고 데이트는 한번도 하지 못한 김명천이다 물론 기회는 여러번 스치고 지나갔다 상가 공사장에서 5개월동안 잡부로 일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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