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테이블 사이를 지나는 동안 약속이나 한 듯이 사람들은 그녀에게 시선을 주었다 엷은 웃음을 띤 얼굴로 그녀는 지배인의 뒤를 따랐다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한 몸짓이었다 한세웅은 다소 굳은 듯한 표정으로 여자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어때김명화는 머리를 돌려 조영달을 바라보았다 조영달과 안정길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네당황한 그녀가 그들에게 물었다이번 여름에 이집트에 조사차 가보지 않을 거야조영달이 그녀가 시선을 주었던 쪽으로 머리를 돌려보더니 다시 물었다네 가고 싶어요그리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김명화가 다시 말했다고맙습니다 선생님지리학회의 자금으로 여행경비를 대는 것이다조영달은 그녀에게 생색낼 장소를 이곳으로 잡았으나 결정적인 때에 그녀가 한눈을 팔자 다소 맥이 빠진 표정이었다영광이에요 선생님그래 어차피 예산은 나눠 써야 하는 것이니까그래도 저희들을 선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안정길이 말했다 그도 선택이 된 모양이었다여자가 한세웅에게 무어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몸에 달라붙은 드레스였으므로 곧게 뻗은 팔과 알맞게 도드라진 어깨의 선이 보였다지배인이 다가가더니 그녀 앞에 서서 한마디라도 빼먹지 않으려는 듯이 허리를 구부리고는 메모지에 열심히 무엇인가를 적고 있었다 메뉴판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여자가 지배인을 올려다보았다 머리를 크게 끄덕인 지배인이 몸을 돌렸다 한세웅은 옆 모습만 보였다주문한 음식이 날라져 왔으므로 김명화는 포크를 손에 쥐었다조영달과 안정길은 아스완 댐에 의해 수몰된 유적들에 대해서 열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스테이크를 자르던 김명화는 손을 멈췄다 이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한세웅이 아주 유치한 수단으로 자신을 자극하고 있었다 김명화는 힘을 주어나이프로 고기를 썰었다한세웅은 자신이 조작한 이 장면들이 금방 발각될지도 알고 있었다김명화는 포크로 고기를 찍어 입에 넣었다 고기는 질겼고 맛이 없었다 그리고 분한 것은 김명화는 아직 덩어리째인 고기를 삼켰다 목구멍을 가득 채우며 고기덩이가 넘어가고 있었으므로 김명화는 물컵을 들어 두어 모금 물을 삼켰다 나는 저 유치한 연극을 평온한 마음으로 보아 주지를 못하는 것이다 김명화는 포크로 다시 고기를 찍었으나 입으로 옮겨 넣지 않고 꾸물대며 소스 속으로 포크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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