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검은 피부에 눈동자가 붉어서 병약해보였으나 흰머리가 섞인 머리카락을 단정히 빗어 넘겼다 50대 초반의 마른 체격의사내였다 박재호는 상체를 세웠다1천만 불인데 아마 1천3백만 불쯤 할 것 같습니다호오입술을 삐죽 내민 이태환이 머리를 끄덕였다 진일의 작년 실적은 1천만 불이 조금넘은 것으로 박재호는 알고 있었다 올해인 1989년의 목표는 1천2백만 불이었다같은 품목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경쟁업체이므로 서로 간에 기를 쓰고 상대방의정보를 알아내고 있는 것이다 사장도 같고 같은 바이어를 놓고 서로 쟁탈전을벌이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견원지간이었다 상대방의 불행이 곧 이쪽의 행복이된다 더구나 2개월 전에 알 아무디의 오더를 세영이 가로채 갔으므로 이를 갈았을것이다박 이사가 잘해 나가리라고 믿고 있어요 우리 회사는 박 이사에게 기대가 큽니다박재호는 그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머리를 든 박재호의 눈에 책장옆에 세워 놓은상패가 보였다 상공부장관이 우수 수출업체인 진일무역에게 표창한 것이다 세영의사장실과는 다른 무거운 분위기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회사의 역사가 20년가깝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이태환은 20대에서부터 무역을 시작해서 2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또한 영동에 10여층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있었고 양재동에 몇백 평이 넘는 땅을가진 재산가이기도 했다 회사의 규모는 비록 작지만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을것이다박재호는 오늘부터 진일무역의 무역담당 이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오전에 세영에사표를 내고 오후부터 진일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열심히 해서 회사에 실적을 남기는 것이 제 책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박재호의 말에 이태환이 머리를 끄덕였다 한달이 넘도록 진일로 옮길 준비를해왔다 이태환은 그에게 충분한 시간 여유를 주었고 그 이유는 뻔했다 세영의모든 바이어와 가격관계 그리고 제품의 내역이 모두 박재호의 가방에 담겨 있는것이다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내게 와요 이 방은 박 이사한테만은 언제든지 열려있으니까감사합니다자리에서 일어선 박재호는 사장실을 나왔다 직원들이 제각기 바쁘게 움직이고있었으나 자신의 행동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을 박재호는 느꼈다 사무실의규모와 직원들의 수도 세영과 비슷했고 업무내용도 바이어만 다를 뿐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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