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웅은 보일듯 말듯한 웃음을 얼굴에 띄웠다 사미르는 주춤거리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생각 같아서는 그가 함구령을 내렸던 이유를 묻고 싶었다 그러면 새삼스럽게 사실을 밝히라는 그의 의도도 알 수 있을 것이다수고했어 사미르머리를 끄덕이며 한세웅이 말했으므로 사미르는 몸을 돌려 방을 나왔다 널찍한 사무실에는 20명 가까운 직원들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맨 뒤쪽의 커다란 책상에 앉아 있던 카말이 손을 저어 그를 부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무슨 일이야다가간 그에게 카말이 물었다뭣 때문에 보스가 자네를 불렀어사우디에 연락할 것이 있어서한세웅이 굳이 비밀로 하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은밀히 불러 지시한 일이니만큼 입을 다무는 게 좋을 것이다요즘 보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던데 어때눈썹을 모으면서 카말이 물었다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듯한 표정이었으므로 사미르도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여 보였다글쎄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아 시선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얼굴이야 요즘의 보스는외로워서 그런 거야선뜻 카말이 말했다에릭이 그러던데 레베카하고 결혼을 하면 보스는 호텔로 옮기겠다고 했다는군난 보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어 나 같으면 견디지 못했을 거야사미르는 번들거리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쓸면서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그가 보기에 한세웅은 감정상태에 따라 흐뜨러질 사람이 아니었다 여린 것 같은 꺼풀도 벗겨보지 못했지만 그 안에는 그 무엇도 들어갈 수 없는 단단한 바닥이 있는 사람으로 믿어졌다정부에서 항공관계 공무원 생활을 10년 가깝게 해온 사미르는 윗사람에 대한 처신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었다카말의 추천으로 실비아 트레이딩의 수입부장 직책을 맡은 그는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성장해 가는 회사와 자신의 업무에 긍지를 갖게 되었다 관료 생활로 몸에 배인 관료주의적 사고는 꿈에서 깬 듯 사라지고 자신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결정되고 추진되어 나가는 업무에 보람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국가를 위한 일이었다그는 실비아 트레이딩의 이인자였지만 한세웅이 자신을 신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에게 또 다른 의욕을 주고 있는 것이다로얄 호텔의 식당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한세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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