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발표 준비로 바빴겠군 지금 학교에 있는거야네

나 발표 준비로 바빴겠군 지금 학교에 있는거야네 학교가 텅 비어 있어요아무도 없어학생들이 서너 명 현관 앞에서 떠들고 있어요점심은 어떡할거야 식당도 문 닫았을텐데도시락 싸왔어요내가 갈까김명화는 잠시 눈을 깜박이며 말을 멈췄다아니 저녁에 만나요 일곱시쯤 그곳에서요그러지김명화는 편안한 마음으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러자 문득 어젯밤에 오성미의 집에서 만난 한세웅이라는 사내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녀는 입술을 올려 웃음을 띄웠다 그 사내가 앞에 있어서 자신의 웃음을 보아주었으면 싶었다 어젯밤 그의 눈빛이 강렬하게 자신한테 쏟아지는 것을 김명화는 의식하고 있었다 숨기지 않고 쏘아대는 그의 시선을 무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것을 맞받아 봐 주기엔 피로했고 가치도 없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부끄러웠던 것이다김명화는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열두시가 조금 넘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김명화는 전화기를 들었다여보세요명화니 나 성미야김명화는 자리를 고쳐 앉았다어머 네가 웬일이니 학교로 전화를 다하구기집애야 전화하면 안돼 점심땐데 밥 안먹어도시락 싸왔어에이구 시집가서도 넌 학교 나가기로 했다면서응 그리고 참 어제 고생 많이 했다그래오성미는 잠시 말이 없다가너 어젯밤 기분 나빴니아니 왜그 사람 한세웅 씨 때문에 말이야아니 기분 나뿐 건 없어 그렇잖아하긴 그래 하지만 눈치가내 눈치가 어때서기집애가 또 앙큼떨고 있어 이년아 내가 누군데 그래 너 그사람 싫지는 않지오성미가 마음 속의 말을 뱉는 모양으로 언성을 높였다어마나 이 기집애 좀 봐 내가 그 남자를 기가막혀생각해 보니까 말야 네가 싫어할 이유가 없더라구 안 그래그래 싫고 좋고가 없어 난왜 넌 언젠가 그런 직선적인 성격이 좋다고 한 것 같은데그건 옛날이야 이젠 부담스러워오성미는 잠시 말을 멈췄다왜 그 일 때문에 전화했니응 궁금했었어 그사람이 널 쳐다보는 걸 보니까 내 가슴이 다뛰더라김명화는 낮게 웃었다그래서 너한테 물어보려구난 관심없어알았다 이년아오성미 쪽에서 먼저 전화를 끊었다 문득 그녀가 자신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지워버렸다 김명화는 도시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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