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인하여 그때까지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던

그로 인하여 그때까지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던 3부 B팀장은사표를 냈고 팀원들도 산산이 흩어져서 반 이상이 회사를 떠났던 것이다 이대진의 일행 셋이 부산 동성전자에 들어섰을 때는 오후 6시 반이었다동성전자는 극동전자가 새로 개발한 초소형 무전기의 부품을 만드는하청회사였으니 사장인 최인수가 직접 이대진을 맞았다 상담실에 앉자 50대의 최사장이 힐끗 말석에 앉은 서미영을 보았다 신입사원입니다 박명기가 소개했고 서미영은 일어나 이름을 밝혔다 그녀는 아직도찌뿌듯한 표정이었다 최사장이 이대진을 보았다 오늘밤에 한잔 하실까요 아니 됐습니다 정색한 이대진이 최사장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준비되셨습니까 네 물론이지요 그럼 지금 주시지요 그러자 최사장이 다시 힐끗 서미영을 보더니 테이블 위에 검정색가죽가방을 놓았다 여기 있습니다 가방은 꽤 무거워 보였다 [도시의 남자] 하이에나 5 그 가방은 서미영이 줘 동성전자를 나왔을 때 이대진이 박명기가 쥐고 있는 가방을 턱으로가리키며 말했다 서미영은 박명기가 건네주는 가방을 받았다 짐작했던대로 가방이 꽤무거웠으므로 서미영의 기분은 더욱 나빠졌다 남녀 평등을 이대진은 무거운 짐도 똑같이 나눠 지는 것쯤으로 생각하는무식한 놈이었다 저녁 8시 가까이 되었으므로 그들은 시내 중심가의 호텔로 찾아들었다공항에서 곧장 공장으로 갔던 것이다 프런트로 다가간 박명기가 방열쇠 3개를 받아들고 왔으므로 서미영은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혹시나 이대진이 방 하나에서 셋이서 자자고할까봐 조마조마 했던 것이다 먼저 씻고 나와서 식사나 하자 열쇠를 쥔 이대진이 엘리베이터로 다가가면서 말했다 30분 후에 로비에서 만나 그의 시선이 서미영의 얼굴과 가방을 일순간에 훑어내렸다 서미영이는 그 가방을 갖고 내려오도록 알았다는 표시로 머리만 숙여보인 서미영은 이대진의 뒤통수를 향해 눈을흘겼다 박명기가 서미영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그러자 싸구려 로션 냄새가맡아졌다 팀장이 한잔 살 모양인데 시선이 마주치자 그는 빙긋 웃었다 콧등에 기름기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이봐 영광으로 생각하라구 뭐라고 한마디 하고싶은 충동이 굴뚝같이 솟아 올랐지만 서미영은 몸을돌렸다 방에 들어선 서미영은 가방을 의자위로 내팽개쳤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