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을 보았다 네가 날 도와줘야겠어

철봉을 보았다 네가 날 도와줘야겠어만나는 놈마다 다 그러겠지그러고는 조철봉이 의자에 등을 붙였다 모교 체육관 건립 자금을 모으려는 것인데 각 기수별로 할당된 금액은 동창회장의 책임이었다 문수가 주머니에서 서류를 꺼내 조철봉의 앞에다 펼쳤다봐라 우리는 할당액이 5천인데 아직 3천도 못걷었다 난 이 빌어먹을 동창회장 안할란다하지마 그럼넌 우리 동기중에서 제일 잘나가는 놈이야 5백만 내라내가 학교 덕본 일 없으니까 다른 놈들하고 똑같이 내지서류에서 시선을 뗀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잘난 척하고 말 많았던 놈 치고 제대로 돈을 낸 놈이 없군다 그런거지 뭐 오히려 학교 때 안 튀었던 놈들이 잘 나가그런데 넌 회장이란 놈이 기껏 2백을 내 도적놈나도 요즘 경기가 안좋다나도 그래그럼 얼마 낼래그러고는 문수가 은근한 시선으로 조철봉을 보았다조금 있으면 여자 셋이 온다 내가 오늘 널 위해서 그런 애프터도 준비를 했으니까 좀 써라미친놈 지가 혼자 거느리기 힘드니까 불러놓고서 생색은아니 얘들은 골프클럽 회원들이야 그리고 오늘 첫 미팅이고조철봉의 시선을 받은 문수가 덧붙였다물론 나하고 같은 골프 회원이지 모두 30대 사업가들이란 말이다네 성의를 봐서 너하고 같이 2백을 내지 더 내라고 한다면 미팅이고 지랄이고 갈라서자아 좋아 좋아문수가 손을 흔들었다내일 내 계좌로 입금시켜줘 영수증은 팩스로 보낼테니까그때 바의 입구로 세명의 여자가 들어섰으므로 그들은 말을 그쳤다 대개 여자의 걸음걸이를 보면 현장에 임하는 분위기까지는 짐작할 수가 있다 물론 그 이상을 예측한다면 대통령 당선을 예언했다면서 주간지에 광고를 낼 만도 하겠지만 조철봉은 셋을 유심히 관찰했다 문수를 발견한 셋은 횡대로 서서 다가왔는데 첫번째 여자의 분위기는 화사했다 어깨까지 늘어진 머리는 파마를 해서 파도처럼 출렁였으며 옷차림도 밝다 그리고 몸매도 풍만했다 둘째 여자는 시선을 돌린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머리가 짧은 대신 목과 얼굴의 선이 뚜렷하다 그 순간 시선이 마주쳤을 때 눈이 반짝였다 세번째는 조철봉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오늘은 시쳇말로 물이 좋은 날이었다 바깥 날씨는 흐렸지만 어서오십쇼자리에서 일어난 문수가 얼굴을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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