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나면 강 하류에 사는 사람들은 기다란 나무 끝에 올가미를 매달고

홍수가 나면 강 하류에 사는 사람들은 기다란 나무 끝에 올가미를 매달고 강가에 나와서 비를 맞으며 기다립니다로지가 초점이 잡힌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천둥소리가 울렸고 유리창이 환해졌다왜냐하면 강 상류 부근에서 떠내려오는 소나 돼지 염소들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죠 어떤 사람은 돈이 가득 든 가방을 끌어올려서 부자가 되었다고도 합니다그러나 가끔씩 사람이 떠내려올 때도 있어요 사람은 그들에게 인기가 없지요 또 어떤 때는 나무 끝에 뱀이 달라붙어 오기도해요로지가 아마 위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손가락은 길고 매끈했고 겨드랑이의 거뭇한 털이 보였다난 어렸을 때부터 비오는 날이 좋았어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비오는 날에 집 안에 앉아 있거나 엎드려서 밖을 내다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천둥소리가 울리면 그것도 듣기 좋았고 그땐 신비스럽게 들렸지요천둥소리는 뜸해지고 있었다어머니는 내게 죄를 지은 사람은 벼락을 맞는다고 말씀해 주셨죠 하늘에서 벌을 내린다고 벼락이 떨어지면 그쪽을 바라보면서 죄 지은 사람이 있었는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곧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천둥과 번개가 어떻게 친다는 것을 국민학교에서 배우고 나서부터는한세웅은 머리를 들어 창 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거짓말처럼 말짱하게 그쳐 있었고 하늘이 밝아져 있었다 먼 곳에서 희미하게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들릴 뿐 밖은 일시적인 정적에 싸여 있었다 이제 조금후면 멈췄던 차량이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떠들썩해질 것이다한세웅은 뜻도 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쉬어요 로지고마워요 한로지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고마웠어요천만에 로지몸을 돌린 한세웅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바깥에서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구름 사이로 산맥과 강이 보였다가 곧 평야가 나타났다 산맥의 윗부분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일 것이다로지는 창에서 머리를 떼었다신문을 읽고 있던 한세웅이 머리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로지 피곤하지 않소039괜찮아요로지는 머리를 저었다 리마솔과 아테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느라고 두어 시간씩 기다렸으므로 파리에 도착하면 꼬박 열두 시간 가깝게 걸리는 셈이다이제 한 시간쯤 남았어요 로지 당신은 잠도

댓글